준비는 끝났다... 클린스만호, 월드컵 첫 상대 싱가포르 잡을까

박시인 2023. 11. 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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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C조 1차전, 역대급 스쿼드 앞세워 대량 득점 노린다

[박시인 기자]

 
▲ 한국 대표팀 지난 10월 열린 베트남과의 평가전에 앞서 기념촬영 중인 한국 대표팀 선수단
ⓒ 대한축구협회
 

모든 준비는 끝났다.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실전 무대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기나긴 여정의 시작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을 치른다.

오는 19일에는 중국 선전으로 이동한 뒤 21일 중국을 상대로 2차 예선 원정 2차전을 갖는다.
  
클린스만호, 지난 8경기서 3승 3무 2패

한국 축구는 역대급 부흥기를 맞고 있다.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하에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하며, 목표를 달성했다. 한 명의 감독으로 중도 하차 없이 4년 임기를 마친 것은 한국 축구 역사상 벤투 감독이 최초였다.

여기에 만족할 수 없었다. 다음 목표는 2026년 북중미(미국-멕시코-캐나다)로 향했다. 독일 스타 플레이어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시원한 공격 축구를 선언하며, 많은 골을 넣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클린스만호는 총 8경기를 치르며, 3승 3무 2패를 거뒀다. 초반 결과는 좋지 못했다. 5경기 연속 무승에 그친 것이다. 공격축구와는 달리 겨우 4득점에 그치면서 방향성 없이 흔들리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첫 승은 6경기째 만에 나왔다. 중동의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1-0으로 제압하며, 마수걸이 승리를 거뒀다. 완전히 분위기를 바꾼 것은 지난 10월 A매치 2연전이다. 튀니지, 베트남에 대승을 거두고, 모처럼 시원한 공격 축구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앞으로는 모의고사가 없다. 모든 경기가 결과로 이야기 하는 실전이다. 이달 월드컵 2차 예선을 시작으로 내년 1월에는 2023 아시안컵을 위해 카타르로 떠난다. 그리고 내년 3월과 6월 다시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이 재개되며, 9월부터는 3차예선에 돌입한다.

클린스만호는 전임 벤투호와 비교해 전술적 색채가 상반된다.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공격 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다. 스쿼드의 변화도 눈에 띈다.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이강인을 주전으로 중용했으며,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클린스만호에서 핵심으로 떠올랐다. 수비진은 대폭 물갈이됐다.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기제, 정승현, 설영우가 주전으로 급부상했다.
 
▲ 위르겐 클린스만 클린스만 감독이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 대한축구협회
 

아시아 2차 예선 첫 단추 잘 꿰멜까

첫 상대 싱가포르는 155위로 한국(24위)보다 크게 뒤진다. 역대 전적에서도 21승3무2패로 한국이 압도적 우위에 있다.

싱가포르와의 마지막 A매치는 1990년 9월 열린 베이징 아시안게임이다. 당시 한국은 싱가포르에 7-0으로 크게 이겼다. 마지막 패배는 5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8년 8월 싱가포르 원정 경기에서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이후 14경기에서 싱가포르에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이번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C조에 속해 있는 한국은 싱가포르, 태국, 중국과 홈 앤 어웨이로 총 6경기를 치른다. 3차 예선에 진출하려면 최소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2차 예선을 순조롭게 출발하려면 첫 경기에서 원하는 내용과 결과를 얻어야 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싱가포르는 수비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첫 골만 빨리 터지면 대량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다. 오는 21일 중국 원정 2차전을 대비하려면 최대한 점수차를 벌려 놓은 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역대급 공격진 갖춘 클린스만호

이변이 없는 한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다. 압도적인 전력차 여부를 떠나 현재 한국 축구의 스쿼드는 역대 최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 김민재, 황의조, 정우영, 오현규, 조규성, 황인범 등 유럽 주요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이 어느때보다 많다.

심지어 손흥민과 황희찬은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프리미어리그 득점 랭킹 상위권에 위치할만큼 골 감각이 절정에 달해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0월 A매치 2연전에서 밀집 수비 파훼법을 어느정도 터득한 모습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오른 튀니지에 무려 4골을 터뜨렸으며, 아시아 맞춤 상대로 정한 베트남에도 6골을 폭격했다. 다양한 공격 루트와 득점원의 분산 등 여러 면에서 얻을 게 많은 경기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초기 4-4-2 포메이션을 주로 가동했다. 하지만 넓은 공수 간격과 미드필드진의 과부하가 겹치면서 공수 밸런스 측면에서 불안정성을 야기했다.

10월 A매치에서는 4-4-2가 아닌 4-2-3-1 포메이션으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물론 밀집 수비를 펼칠 싱가포르를 상대로 투 스트라이커 체제를 통해 공격 자원을 다시 늘리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싱가포르는 앞선 8차례 A매치 상대국들과 비교해 가장 전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경기를 하루 앞둔 15일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예선은 스타트가 중요하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축구에서 쉬운 경기는 없다. 한국에선 이변이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 이변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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