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혹사는 뮌헨 탓…'전쟁' 같은 월드컵 예선, KIM을 빼라고요? [한국-싱가포르]

김정현 기자 2023. 11.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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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를 혹사시키고 한국으로 보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대한민국 입장에선 김민재가 초강행군을 소화 중이더라도 그를 당연히 선발로 내고 풀타임 써야 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캐나다·멕시코·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C조에서 중국, 싱가포르, 태국과 함께 속했다. 한국은 이번 예선전을 통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이번 소집에 역시나 화두에 오르는 이름은 김민재다. 그는 한국은 물론 독일에서도 이슈를 만든 뒤 A매치를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다. 이슈는 바로 '김민재 혹사 논란'이다. 

최근 확산되는 김민재 혹사 논란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는 항상 준비돼 있다. 훈련만 하는 거보다 5경기 연속 출전하는 게 선수로서 좋다. 우린 월드컵 예선전에 나선다. (김민재는) 쉬는 걸 원치 않을 것이고 간절히 뛰고 싶어 한다"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김민재 휴식론'을 일축하고 싱가포르전 100% 선발 출격을 예고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어 "선수들은 12~13시간 이동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긴 여정 후 김민재는 호텔에서 회복 훈련을 했고 둘째 날부터 훈련장에 나왔다. 행복해 하더라"며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전했다. 둘째 날 훈련부터 김민재는 밝은 표정으로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컨디션 역시 좋은 모습이었다. 독일 언론에서 제기하는 김민재 부진 혹은 혹사 관련 글에 대해선 독일 슈퍼스타 출신 답게 "신문에서 기사 쓸 게 없었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뮌헨은 11월 A매치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 하이덴하임과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1라운드 홈 경기를 치렀다. 해리 케인의 멀티 골과 하파엘 게레이루, 에릭 막심 추포 모팅의 골로 4-2로 승리하긴 했으나 김민재를 비롯한 수비진을 향해 경기력이 아쉬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다요 우파메카노와 센터백 조합으로 출전했다. 현재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최근 오른쪽 무릎 인대가 부분 파열돼 약 4주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남은 1군 센터백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단 2명뿐이기에, 김민재의 선발은 예견된 일이었다.

이로써 최근 뮌헨에서 13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 중이었던 김민재는 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기록하게 됐다. 분데스리가 개막 후 모든 경기에서 선발 출전 중인 김민재는 지난 8월 리그 2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 때 후반 35분에 교체된 이후 단 한 번도 경기 중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적이 없다.

골키퍼를 제외한 포지션 중 상대적으로 센터백의 체력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민재는 다르다. 뮌헨은 라인을 높여 공격하는 팀이고, 김민재도 쉼 없이 라인을 오르내리면서 체력 소모가 극심하다. 공간이 뚫리면 전력으로 달려가 공을 끊어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김민재가 주중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와 주말 분데스리가 경기를 병행, 쉴 틈도 없이 계속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는 모습에 김민재의 과부하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최근 김민재가 겪고 있는 '초강행군'에 관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는 경기 전 현재 선수단 상황을 거론하며 "우리는 레온 고레츠카, 다요 우파메카노, 그리고 하파엘 게레이루가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태인지 기다려 봐야 한다"라며 "알폰소 데이비스와 김민재처럼 정말 많은 경기를 소화한 몇몇 선수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과 지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김민재는 누가 봐도 사흘간 계속되는 풀타임으로 경기력이 떨어진 상태다. 하이덴하임전에선 후반에 연달아 실수를 범하며 2-0으로 앞서가던 경기를 2-2로 만드는 중심에 섰다. 평점도 뮌헨 선수들 중 가장 낮았다.

그러다보니 센터백을 단 3명만 뽑고 약체 싱가포르전에서 김민재 투입하겠다는 클린스만 감독 구상에 논란이 빚어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경기를 치르며 강행군을 해 온 건 뮌헨에서의 일이다. 김민재 일정을 조절해 줘야 하는 것 역시 뮌헨의 몫이다. 한국은 이제 3년 뒤 열리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 여정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최정예 전력으로 나서야 한다. 

비록 상대가 국제축구연맹 155위의 싱가포르라고 하더라도 절대 방심할 수 없다. "상대를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싱가포르에서 라이언 시티와 전북의 경기를 봤다. 팀으로 경기하면 강팀이어도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쉬운 경기는 없다. 상대를 한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역습이나 세트피스에서 득점할 수 있다"라는 클린스만 감독의 말을 차용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싱가포르전을 지나 까다로운 중국 원정도 앞두고 있다. 베이징 궈안에서 뛰며 중국 선수들을 대표팀 내에서 누구보다 잘 하는 김민재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 관중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아는 건 이제 김민재가 유일하다. 

물론 홍현석(헨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강인(PSG) 등 지난 10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중국 관중들을 경험한 바 있지만, 2019년 1월부터 2021년 여름까지 2년 반 동안 중국 관중을 경험하고 선수들 면면을 아는 김민재의 노하우와는 비교할 수 없다. 

김민재는 뮌헨은 물론 대한민국에도 없어서는 안 될 괴물 센터백이다.

김영권이 점차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정승현(이상 울산)이 중용 받는 상황에서 역시 중심을 잡아 줄 선수는 김민재다. 뮌헨이 그를 관리 없이 혹사시킨 건 어쩔 수 없다지만,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첫 시작을 위해서 한국 역시 그의 풀타임 출전은 필수 불가결이다. 김민재 휴식은 싱가포르를 4~5골 차로 앞선 다음에나 생각할 일이다.

사진=EPA,DPA/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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