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아름다움에 대한 통찰 '이지 뷰티'<4>

조인경 2023. 11. 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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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클로이는 '쉬운 아름다움'이란 눈에 잘 띄고 편안하다고 생각해왔다.

단순한 곡조, 장미, 젊은이의 얼굴, 전성기를 맞이한 사람의 육체 등과 같이 단조롭고 직설적인 기쁨을 준다고 여겼다.

하지만 어느 날 한 학생이 "교수님도 비욘세 콘서트장에서 '비욘세 경험'을 꼭 해보세요"라고 한 말에 용기를 얻어 밀라노까지 날아가 공연을 관람하게 되고, 그곳에서 많은 사람과 하나가 돼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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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클로이는 '쉬운 아름다움'이란 눈에 잘 띄고 편안하다고 생각해왔다. 단순한 곡조, 장미, 젊은이의 얼굴, 전성기를 맞이한 사람의 육체 등과 같이 단조롭고 직설적인 기쁨을 준다고 여겼다. 반대로 '어려운 아름다움'이란 시간과 인내와 더 많은 집중을 요구하며, 우리가 받은 교육, 우리의 안목, 인내에 달려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한 학생이 "교수님도 비욘세 콘서트장에서 '비욘세 경험'을 꼭 해보세요"라고 한 말에 용기를 얻어 밀라노까지 날아가 공연을 관람하게 되고, 그곳에서 많은 사람과 하나가 돼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그리고 '우월함'이라는 집을 짓고 그 안에서만 안전하게 머물렀던 자기 자신의 갇힌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글자 수 927자.

마치 그녀의 몸의 분자 하나하나가 모두 그 순간의 우리에게 맞춰져 우리와 함께 있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오직 우리에게만 자기 자신을 내줬고, 우리도 우리 자신을 그녀에게 내줬다. 그녀가 노래할 때 우리는 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녀가 움직이면 우리도 따라 움직였다. 우리는 하나의 유기체였다. 우리는 사람들의 바다였다. 그녀가 오른쪽으로 가면 우리도 오른쪽으로 갔다. 그녀가 왼쪽으로 가면 우리도 왼쪽으로 갔다. 그녀를 볼 수 없을 때면 우리는 실망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무대 가장자리로 나와 우리와 가까워지면, 우리는 그녀를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리고, 그녀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몸을 앞으로 뻗었다. 우리가 손을 흔들면 그녀도 답례로 손을 흔들었다. 모든 사람이 발뒤꿈치를 들고 서서, 두 팔을 뻗고, 손을 펴고, 그녀에게 더 가까워지기를 갈망했다. 그리고 8만 명의 사람들 가운데 내가 그녀와 가장 가까이 있었다. 다음 두 시간 동안 그녀는 자기의 모든 것을 정말로 아낌없이 보여주었다. 그녀는 현재의 절대성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는' 상태에 진입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잠깐이지만 그녀처럼, 순간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순간의 안에 존재했다.

나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바다를 바라봤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직설적이고 자신만만한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내가 이 경험을 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며 나 자신을 거의 설득했던 온갖 방법이 생각났다. 그동안 나는 여러 겹의 우월의식, 이론, 핑계를 사용해서 자존심이라는 작은 집을 짓고 그 안에만 안전하게 머물렀다. 구경꾼이었던 나 자신의 나약함이 부끄러웠다. 열린 공간에 나가 앉아, 냉혹한 사실들과 복잡성과 긴장된 감정들을 직면하지 않으려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방어적인 태도 때문에 내가 잃어버린 게 또 뭐가 있을까?

-클로이 쿠퍼 존스, <이지 뷰티>, 안진이 옮김, 한겨레출판, 2만5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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