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쟁이 충돌로 비화 안돼" 시진핑 "등돌리지 말자" [미·중 정상회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이 15일(현지시간) 열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이롤리 정원에서다. 두 사람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회담 장소인 피롤리 정원 영빈관 앞에 도착했고,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검은색 리무진에서 내린 시 주석을 반갑게 맞았다. 두 사람은 미소를 띤 얼굴과 함께 오른손으로 악수를 했고 왼손으로 서로의 손을 가볍게 포개며 반가움을 표했다.
두 사람은 영빈관 건물 앞에 서서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한 뒤 가벼운 악수를 한 차례 더 한 다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시 주석 등을 살짝 댄 채 회담장 안쪽으로 안내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시 주석을 수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점을 거론하며 “시 주석을 미국에 초대하는 것은 큰 영광이자 기쁨”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서로가 오해 없이 지도자 대 지도자로 서로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의 대화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을 통해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지난 50여년 동안 순탄한 항해를 해온 적이 없지만 우여곡절 속에서도 계속 전진해 왔다”며 “두 대국이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쪽이 다른 쪽을 개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갈등과 대립은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이 역사ㆍ문화ㆍ사회시스템ㆍ발전경로가 다르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지만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윈윈 협력을 추구하는 한 두 대국이 서로 결속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백악관은 이번 회담을 통해 후속 대화가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양자 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 간 소통과 조율을 계속하고 소통 라인을 계속 열어두는 것을 확실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의제로는 경제, 대만, 인권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오늘 양국 정상이 논의할 것 중 하나는 경제 성장과 인도태평양 전역의 경제 성장 잠재력이고 이것이 우리가 APEC에 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시 주석이 (미국 기업의 투자 확대 등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시 주석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더 많은 투자 장려를 원하고 있고 많은 미국 CEO들은 투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것이다.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대만 해협에서 어떤 형태로든 긴장 고조 및 일방적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원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항상 그랬듯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위구르족 문제를 포함해 중국 내 인권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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