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명환 (8) 하나님 역사하심으로 성공적으로 개최한 국제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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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된 후 나는 열심히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했다.
심지어 나는 블럼버그 박사의 강연 통역까지 맡았는데 서울대 총장과 교육부 장관을 지낸 조완규 박사님이 강연을 보고서는 "여러분은 조명환 교수가 건국대 교수로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전 세계 학회와 심포지엄을 수없이 다녀봤었지만 조 교수처럼 이렇게 통역을 잘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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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럼버그 박사 초청하고 싶었지만
같은 기간 옥스퍼드대 초청받은 상황
주님만 믿고 무작정 찾아가 통사정
교수가 된 후 나는 열심히 연구하고 학생들을 지도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교수라는 직업이 내 적성에 맞았다. 그러던 중 1995년 건국대는 다음 해 개교 50주년을 맞아 노벨상 수상자와 외국 석학 10여명을 초청하는 국제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대학은 노벨상 수상자 섭외를 내게 맡겼다. 그런데 대학도 나도 노벨상 수상자를 초청하려면 최소 1년 전에는 섭외가 완료돼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나는 거의 모든 노벨상 수상자를 접촉했지만 아무리 강연료를 많이 준다 해도 올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특히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를 초청하고 싶었다. 블럼버그 박사는 간염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백신을 개발한 후 돈을 많이 벌 수 있었음에도 어린이를 위해 백신을 기부한 분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영국 옥스퍼드대로부터 같은 기간에 초청을 받은 상황이었다.
어느덧 행사까지는 5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섭외가 안 돼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긴장 속에 잠을 설치다가 새벽녘 아내에게 미국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무작정 공항으로 갔다. 블럼버그 박사가 있는 필라델피아로 가기 위해서였다. 마음 한구석에 주님이 이루어 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14시간을 날아가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해 블럼버그 박사에게 전화했다. 커피 한잔하러 왔으니 만나 달라고 했다. 공항에서 다시 3시간 정도 운전해서야 닿는 필라델피아로 향했다. 그런데 뉴욕 맨해튼에서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 결국 5시간 만에 블럼버그 박사 사무실에 당도했다.
블럼버그 박사는 옥스퍼드대와 맺은 계약서를 보여 주며 일정과 겹쳐 도저히 한국에 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나는 복도 의자에 앉아서 건국대에 가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겠노라고 차분히 말했다. 그날 나는 복도 의자에서 밤을 새웠다.
복도 끝에서 나를 쳐다보는 경비원을 보자니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블럼버그 박사에게 몹시 무례한 것임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블럼버그 박사가 나의 행동을 불쾌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분을 꼭 초청하고 싶은 나의 간절함으로 받아들이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다음 날 아침 블럼버그 박사는 나를 사무실로 부르더니 옥스퍼드대 일정을 반으로 줄이고 건국대 개교기념일에 맞춰 한국에 가겠다고 말했다. 주님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 주신 것이다. 주님은 이번에도 멋지게 일해 주셨다. 이렇게 해서 건국대 5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은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심지어 나는 블럼버그 박사의 강연 통역까지 맡았는데 서울대 총장과 교육부 장관을 지낸 조완규 박사님이 강연을 보고서는 “여러분은 조명환 교수가 건국대 교수로 있다는 사실을 기쁘게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전 세계 학회와 심포지엄을 수없이 다녀봤었지만 조 교수처럼 이렇게 통역을 잘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일로 나는 학교에서 약간의 명성을 얻게 됐다. 하나님의 역사하심 덕분이었다.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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