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의 복음과 삶] 시력보다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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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한다면 다르게 사는 힘을 가진 것이다.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본다.
기이한 것은 눈이 어두워지면 돌이 황금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지면 큰 것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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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생각지 못한 것을 생각한다면 다르게 사는 힘을 가진 것이다. 본다는 것은 힘이다. 척 보면 안다는 말은 시력이 아니라 실력이다. 안 봐도 안다고 하는 것은 눈으로 본 게 아니라 머리로 읽었다는 얘기다. 볼 줄 안다는 것은 개안이다. 본다는 것은 시각이 아니라 듣고 온몸으로 느끼는 것을 포함한다. 눈으로 보고서 안다면 한참 늦은 것이다. 같이 봤는데 평가는 다를 때가 많다. 내면에 설정이 다르고 관점 차가 있기 때문이다. 대개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눈독 들인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에 꽂힌 상태다. 사람들은 욕망하는 것을 본다. 욕망이 강하면 눈이 멀게 된다.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보지 않아야 할 것을 본다. 불행한 일이다. 실상과 허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제대로 보려면 사물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몽골 사람들은 시력이 좋다 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바라보며 자란다. 멀리 보아야 좋은 시력을 얻게 된다. 사물과 거리를 두면 그제야 보이는 세계가 있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욕망을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욕망을 다루지 않으면 현실을 읽는 판독력이 떨어진다. 황금을 돌같이 보라는 속담이 있다. 기이한 것은 눈이 어두워지면 돌이 황금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지면 큰 것을 놓친다. 집착은 내가 쥐고 있는 것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도살장으로 향하는 돼지는 억지로 끌려가지 않는다. 눈앞에 달랑거리는 당근 하나에 정신이 없다. 장애물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문제가 터지고 난 다음 장애물을 확인하는 사람이 있다. 미리 보지 못한 게 화근이다. 더 심한 경우는 일이 터지고 난 이후에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미리 본 사람은 준비한다. 넘어지는 것은 장애물 때문이 아니라 미리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지력이 필요하다. 예측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다르다. 인생의 갈림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위기는 준비하고 있던 사람에게만 기회로 작용한다. 가능한 한 멀리 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눈을 가리는 장애물을 제거할수록 시계가 확보된다. 보고 싶은 게 아니라 봐야 할 것을 봐야 한다. 보고 싶은 것을 보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 떡의 전쟁은 늘 펼쳐진다. 배가 고프면 마음이 간절해진다. 그때 조심해야 한다. 집착은 위험하다. 아무리 굶주렸다 해도 눈앞에 있는 떡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마귀는 떡이 전부인 것처럼 유혹한다. 떡에 돋보기를 갖다 댄다. 욕망하는 대로 바라보도록 내버려 두는 게 혈안이다. 조급하면 헛것을 본다.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진다. 현대인은 좋은 것을 기다리지 못한다. 아름다운 것을 볼 여유가 없다. 코앞에 펼쳐진 것에서 눈을 떼야 한다. 침착함과 평안은 멀리서 바라볼 때 주어진다. 멀리 보는 눈이 지혜를 얻게 한다. 멀리 보면 길이 보인다. 멀리 보는 사람은 욕망의 덫에 걸려들 일이 없다.
고수는 다른 눈을 가지고 있다. 멀리 보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떠밀려 다니지 않고 미래를 환영하며 미리 기다릴 여유가 생긴다. 타의에 의해 떠밀린 선택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 자유가 주어진다. 멀리 보는 것이 실력이다. 인생은 멀리 보는 싸움이다. 멀리 볼수록 수가 높아진다. 멀리 보는 것은 육체의 눈이 아닌 영혼의 눈이다. 사물을 꿰뚫고 핵심을 파악하는 것은 두 눈이 아니라 맑은 영혼일 때 가능하다. 시력을 높이는 일은 안경을 쓰는 게 아니라 마음의 창을 닦는 일이다.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마 5:8)
(부산 수영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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