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MS, 자체 개발 AI 반도체 공개했다…애플 제치고 시총 1위 오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시장 경쟁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나 구글도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고 있는 만큼, 자체 칩 경쟁력이 향후 AI와 클라우드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무슨일이야
MS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연례 콘퍼런스 ‘이그나이트 2023’을 열고 새로운 AI 서비스 및 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그동안 기대를 모았던 MS의 자체 개발 AI 칩도 베일을 벗었다. 외신 등에 따르면 MS는 2019년부터 ‘아테나’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AI 칩을 내부에서 개발해왔다.
MS가 이날 공개한 칩은 ‘마이아(Maia) 100’‘코발트(Cobalt) 100’ 두 종류다. 마이아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처럼 AI 모델을 훈련하고 실행하는 데 쓰인다. 코발트는 AI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때 전력·비용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에 특화된 중앙처리장치(CPU)다. MS는 마이아를 테스트하기 위해 오픈AI와도 협력했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깃허브 코파일럿 등 MS의 AI 서비스에서 마야를 테스트하고 있다”며 “일단 MS의 제품군에 먼저 적용하고 향후 타사에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픈AI의 최신 AI 모델인 ‘GPT-4 터보’도 올해 말 MS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에서 지원한다.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된 GPT-4 터보는 300쪽짜리 책 한 권 분량을 뚝딱 요약해주고 관련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며, 영상이나 이미지도 분석할 수 있다. 프랭크 쇼 MS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는 사전 브리핑에서 “GPT-4 터보는 비디오 내용을 이해하고 텍스트로 답할 수 있어 (인간의) 창의성을 더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왜 중요해
이날 MS의 발표는 글로벌 클라우드·AI 업계가 주시하는 행사였다. MS가 자체 개발한 반도체로 얼마나 비용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올해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AI 학습과 추론에 쓰이는 엔비디아 GPU A100, H100 등의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챗GPT 같은 거대언어모델(LLM)은 대량의 데이터 연산이 필요해 AI 칩 수천 개가 필요한데, 현재 H100 개당 가격은 2만5000 달러(3247만원)∼4만 달러(5195만원) 선이다. MS는 새로운 칩에 대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성능과 가격을 최적화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글로벌 빅테크들도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AI 반도체 수급은 물론, 비용 효율화도 개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구글도 지난 8월 최신 텐서러치장치(TPU) ‘v5e’를 공개했다. AWS도 AI 추론용 칩 ‘인퍼런시아’와 훈련용 칩 ‘트레이니엄’을 자체 개발해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① 클라우드 시장 지각변동 본격화되나
AWS를 쫓는 ‘만년 2위’ MS는 오픈AI의 AI 모델을 클라우드에 얹어 재미를 보고 있다. 오픈AI의 기업용 서비스들이 다른 클라우드보다 애저에서 안정적으로 구동된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것. MS에 따르면, MS 애저에서 오픈AI 서비스를 쓰는 고객(기업) 수는 2분기 1만1000곳에서 3분기엔 1만8000곳으로 증가했다. 2017년 4분기 12%였던 애저의 시장 점유율은 올해 2분기 22%까지 올랐다. 고객들의 이동이 잦지 않은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특성을 고려하면 MS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달 24일 나온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애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다.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동시에 엔비디아와 협력도 강화한다. 클라우드 고객 확보를 위해서다. MS는 “기업들이 맞춤형 AI 모델을 구축하는 데 유용한 엔비디아의 ‘AI 파운드리 서비스’를 곧 애저에서 배포하겠다”라고 밝혔다.
②코파일럿, 어디까지 확장될까
이달 초 MS가 출시한 업무용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도 업그레이드 된다. 코파일럿은 MS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업무용 제품에 탑재한 AI 비서다. GPT-4 모델을 제품에 결합해, 말하듯 자연어로 명령어를 입력해도 코파일럿이 알아서 원하는 콘텐트를 만들어준다. MS에 따르면, 코파일럿 사용자의 70%가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고 87%는 문서 초안 작성이 쉬워졌다고 답했다. 쇼 CCO는 “코파일럿이 사용자의 글쓰기 스타일, 자주 연락하는 연락처 및 기본 설정을 기억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개인화 기능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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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면 좋은 것
MS기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를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현재 MS의 시가총액은 2조7519억 달러(3576조940억원, 14일 장 마감 기준)로 애플 2조9152억 달러(3788조8956억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7월 낸 보고서에서 “MS가 3조 달러 가치에 도달하는 다음 메가캡(초대형주)이 될 것”이라며 “생성 AI는 비즈니스의 범위를 크게 확장할 것이고, MS는 그 확장을 수익화하기 위해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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