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만찬 티켓’ APEC 최고 인기…머스크 등 거물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유서 깊은 피롤리 정원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끊긴 양국 군사 대화 채널 복원과 인공지능(AI) 군사 이용 문제, 중독성이 강해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의 제조·유통 문제, 기후 변화 등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과제 등을 논의했다. 북·러 무기 거래 문제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역할,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는 대만 문제,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수출 규제와 이에 맞선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등의 이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 기준에 대한 취재진 물음에 “위기 시 서로 전화를 받고 대화할 수 있고 군이 서로 연락하는 정상적인 대응 체계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에 투자하려면 우리의 모든 영업기밀을 넘겨야 하는 상황은 계속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APEC의 또 다른 한 축은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최고경영자(CEO) 서밋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실리콘밸리 인접지인 까닭에 IT 업계 거물급 CEO가 총출동한다.
블룸버그통신은 “CEO 서밋에는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미 최대 석유 회사 엑손의 대런 우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등 거물급 CEO들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특히 많은 경영진이 시 주석과의 15일 만찬에 초대받았다”고 보도했다. 미·중 관계 경색 국면에서 중국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온 이들 기업이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업 확대의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APEC CEO 서밋은 14~16일 진행되며 15일 갈라 리셉션이 잡혀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가장 인기 있는 티켓은 시 주석 만찬이며 각 기업 경영진은 (만찬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또는 대기자 명단에 오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며 “덜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들의 우려와 야망을 밝힐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미 정부가 대중국 수출 규제의 주요 이유로 삼는 국가 안보와는 거리가 먼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중국에 사업 영역 확대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댄 프루드옴므 플로리다 인터내셔널대 경영학 조교수는 “시 주석이 이들 비즈니스 리더를 만나게 되면 미·중 관계가 해빙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이번 방미 길에서 선물 보따리를 얼마나 풀지도 관심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보잉의 737 맥스 항공기 구매 약속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주 300만t 이상의 미국산 대두를 구입하기도 했다.
워싱턴·베이징=김형구·신경진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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