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라고 여겼던 믿음…아프리카 의료선교 20년차로 거듭나”

김동규 2023. 11. 1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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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아이의 나이는 불과 열세 살이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재훈(56) 의료선교사는 "뒤돌아보면 의료선교사가 되겠단 제 결심은 베드로가 물 위에 떠 있으신 예수님을 보며 이판사판 바다로 뛰어든 것처럼 무모하다고 느꼈다"면서 "물에 빠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가라앉지만, 주님은 자신을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손을 잡아주셨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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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의료선교사, 2023 다니엘기도회서 간증
“내가 만난 하나님은 길에 있었습니다.”
이재훈 의료선교사가 15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2023 다니엘 기도회'에서 청중과 간증을 나누고 있다. 오륜교회 제공

그때 아이의 나이는 불과 열세 살이었다. 1980년 동네 형을 따라 신앙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행 16:31)라는 말씀을 읽고 가족을 전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는 새벽기도를 비롯해 철야기도와 산기도 등 자신이 할 수 있던 최선을 다했지만, 가족들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절망에 빠졌던 아이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거래를 했다. “하나님, 저요. 아프리카 선교사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가족 꼭 믿음의 가정으로 거듭나게 해주시고 저를 진짜 크리스천으로 인정해주세요.” 아프리카와의 연이 시작된 날이었다.

1986년 그는 고려대 의과대학에 진학해 외과를 희망했다. 봉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단 하나의 이유에서였다. 2003년 연세대 의과대학원을 진학하며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그는 남부럽지 않게 부유하고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놨다. 어렸을 적 하나님과 했던 약속 때문이었다. 아프리카오지선교회에 가입한 그는 의료선교사로서 아프리카로 향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이재훈(56) 의료선교사는 “뒤돌아보면 의료선교사가 되겠단 제 결심은 베드로가 물 위에 떠 있으신 예수님을 보며 이판사판 바다로 뛰어든 것처럼 무모하다고 느꼈다”면서 “물에 빠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가라앉지만, 주님은 자신을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길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손을 잡아주셨다”고 고백했다. 15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주경훈 목사)에서 열린 ‘2023 다니엘 기도회’ 자리에서다. 이 선교사는 이날 ‘길에서 만난 하나님’(신 8:2)이란 제목의 간증에서 그가 20여년간 걸어온 아프리카 의료선교의 세월을 청중과 나눴다.

'2023 다니엘 기도회' 참석자들이 이재훈 의료선교사의 간증을 듣고 있다. 오륜교회 제공

이 선교사는 의료선교사가 되기까지의 시절을 회상하며 모든 과정이 ‘아프리카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되기 위한 연단이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회상해보면 공중보건의 시절의 저는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하지만 만약 그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절대 지금 이 순간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돌아보면 하나님께선 의료선교사가 되겠다고 겁 없이 결심한 것을 지키게 하시려고 이곳저곳으로 끌고 다니신 듯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20년을 의료선교사로 지내온 이 선교사는 기억에 남는 환자가 많다. 이 선교사는 목에서부터 허리까지 온몸에 고름이 차 있던 아이부터 수십 년 동안 방광이 자라 만삭의 배를 갖고 살아온 환자, 탈장을 겪던 무당까지 당시 치료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청중들은 이 선교사의 이야기에 웃기도 하며 감탄을 내뱉기도 했다.

강의 말미. 이 선교사의 진솔한 고백은 청중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하나님은 ‘광야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신 8:2)고 말씀하십니다. ‘나의 믿음은 가짜야’라고 시작했던 제 인생을 하나님은 일일이 간섭하시고 인도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정금같이 사용하시기 원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하신단 사실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이재훈 의료선교사가 15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2023 다니엘 기도회'에서 청중과 간증을 나누고 있다. 오륜교회 제공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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