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구속 피했지만…여전한 카카오 ‘사법리스크’(종합)
보완 수사 후 구속 가능성...사업 추진 전략 변동 없을 듯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불구속 검찰 송치되면서 카카오가 한숨 돌리게 됐다. 우려했던 ‘경영 공백'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이 김범수 센터장과 홍은택 대표 등 경영진들의 보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을 밝히면서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5일 김범수 센터장과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법무법인 변호사 2명 등 모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김 전 의장과 관련 변호사들도 입건돼 송치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오늘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을 포함해 총 6명이 금감원에서 송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앞서 두 사람이 기소되지 않았는데 이들과 같이 수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범수 센터장과 홍은택 대표,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은 올해 2월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두고 하이브와 경합을 벌이는 와중 SM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당시 사모펀드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SM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이를 금융 당국에 보고하지 않는 등의 '대량 보유 보고의무(5%룰)'를 어긴 혐의도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 176조는 상장증권 매매를 유인하기 위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착각을 주거나 시세를 변동시키는 매매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카카오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호사들은 카카오가 시세조종 과정에서 범행 수법이나 은폐 방법을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특사경이 카카오가 이들로부터 법률 자문받았다고 파악했다"며 "오늘부터 면밀하게 검토를 하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라고 했다.
카카오 경영진들이 대거 검찰에 넘겨지면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이어가게 됐지만, 불구속 송치라는 점에서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만약 김 센터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구속됐다면, 현재 추진 중인 경영 쇄신 정책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 쇄신을 위한 작업과 기존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 모두 발언에서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만큼 커진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경영의 틀을 다시 고민해 조직 재정비를 진행하겠다"며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을 차질 없이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다만 검찰이 김 센터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경영진을 향한 사법리스크는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특사경으로 전달받은 자료를 검토한 뒤 보완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나올 수 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오늘 사건이 송치되면 경찰에서 수사한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보완수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법인 문제도 여전히 잔불로 남아있다. 카카오가 법원에서 시세조종 혐의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 되면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라 카카오뱅크를 팔아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은행법에 따르면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초과 보유하기 위해서는 최근 5년 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만약 이번 시세조종 혐의로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10%만 남기고 강제 매각해야 한다.
한편, 현재 검찰 수사를 받는 경영진은 김범수 센터장(창업자)과 홍은택 대표이사와 '카카오 2인자'라 불리는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 대표, 강호중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 부문장 등이다. 배 총괄대표는 현재 구속된 상태다. 양벌규정에 따라 카카오 법인도 불구속 기소 됐다. 양벌규정은 대표나 경영진 등이 법을 위반한 경우 법인도 함께 처벌받는 규정이다.
금감원은 에스엠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 피의자를 법인 포함 총 18인으로 지목했다. 특사경은 나머지 피의자 7인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 추가 송치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장철혁 현 SM 대표이사, 장재호 CSO, 이성수·탁영준 전 공동대표 등 당시 SM엔터 경영진 4인을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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