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삼성·대치·송파,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 빼고 풀렸다

문희철 2023. 11.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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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MICE 사업단지에 들어설 예정인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조감도. [사진 현대차]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는 서울 강남·송파구 지역 규제가 일부 풀렸다. 다만 아파트 거래는 종전처럼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서울시는 15일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고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과 투기 우려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청담·삼성·대치동 토지 거래 허가 대상을 아파트로 한정·조정한다”고 발표했다. 16일 공고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

서울시 도계위, 용도별 허가구역 조정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현황. [사진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는 부동산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1979년 도입한 제도다. 일정 면적 이상인 집·상가·토지를 사고팔 때 관할 지자체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거주해야 하고, 상가·업무용 빌딩은 4년간 직접 입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부동산을 매입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서울시 도계위가 조정안을 승인하면서 앞으로 잠실·청담·삼성·대치동 일대 14.4㎢ 구간에선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부동산 거래는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상가와 오피스텔은 물론 단독·연립·다가구·다세대 주택(빌라)을 매매할 때 허가가 필요 없다. 투자 용도로 해당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해당 지역은 외국인이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부동산을 취득한 사례가 거의 없고, 투기나 특이동향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앞으로 특이 동향이 발생하면 허가구역 지정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컨소시엄, 잠실MICE 사업 탄력 기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가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제한구역으로 묶은 건 땅값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막고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로 인한 주민 재산권 침해 문제가 불거지자 이번에 도계위는 일부 규제를 해제했다. 박희영 서울시 토지관리과장은 “투기가 우려되는 아파트만 제외하고 규제를 완화하면 개발 사업도 원활히 진행하면서 주민 재산권 제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현재 한화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상태다. 한화 건설 부문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리면 서울시와 협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한 실시 협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에 규제를 일부 완화한 지역은 모두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와 인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울시는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와 인근 지역은 법령 개정 취지에 따른 조정 대상에 해당하고, 용도별 거래량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아파트 용도로 한정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본래 서울 지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이유는 아파트 가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비주택건물도 같이 엮인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일부 해제로 상업용 빌딩 가격이 인위적 규제가 아닌 인근 시세에 맞춰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지와 면적. 그래픽 차준홍 기자

서울시는 이밖에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공공재개발 등 재개발 후보지 공모에서 선정되지 않은 40개 지역(2.13㎢)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해제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지난 4월 개정한 부동산거래신고법에 근거한다. 당시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세부적으로 구분·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행정동 단위로 지정하다 보니 일부 지역에서 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 개정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가이드라인은 주거·상업·업무·공업용 부동산으로 허가 대상을 구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법정 개정에 따라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를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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