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저래도 난감..."김건희 특검법은 답정너" 검찰의 속앓이

이창훈 2023. 11. 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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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상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김건희 특검법은 240일의 심사 기간을 거쳐 다음 달 22일 이후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왼쪽)와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4월 국회 의안과에 50억 클럽 특검법 신속 처리 안건 지정 발의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고발로 시작됐다. 김 여사가 소유한 계좌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동원됐으며, 김 여사도 ‘전주’ 중 한명으로 주가조작 세력에 가담했다는 것이 주요 의혹이었다.

검찰은 우선 2021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범 4명을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권 전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전주들에 수사는 난관에 봉착했다. 권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전주’ A씨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다른 피고인들과 연락을 통해 매매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핵심 ‘전주’가 무죄를 받아 공모 의혹을 받는 김 여사를 수사할 연결고리가 끊긴 셈이다.

검찰은 권 전 회장 1심 선고 후 “김 여사에 대한 출석조사 등을 포함해 수사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조사의 계기조차 만들지 못하는 형국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권 전 회장의 1심 선고 이후 주가조작 가담자들을 참고인으로 다시 소환하며 보강 수사를 이어왔지만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면 ‘조직적인 봐주기’라는 비판과 함께 야당의 특검법 추진에 명분만 살려주는 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어떤 결정을 해도 김건희 특검법 통과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만 답하면 돼)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특검이 출범하더라도 검찰이 3년 넘게 수사해온 사건에서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野 “이원석 탄핵”…檢 “난감할 뿐”


검찰의 수사가 멈춘 사이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위한 여론전에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김건희 여사 무죄제조기’ 김영철 검사의 봐주기 수사 실체도 앞으로 진행될 ‘김건희 특검’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김 여사 부실 수사를 이유로 이 총장 탄핵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야권은 이원석 검찰총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대검은 난감한다는 입장이다. 2020년 10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도이치모터스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뒤 원상 회복이 되지 않아 이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가 차단돼 있다. 이 총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지난 정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박탈시켜놓은 상황이라 수사 상황을 말씀드릴 순 없다”면서도 “늘 일선에 강조하는 것은 우리 법에 예외도 성역도 특혜도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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