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기업부네" 누리꾼 비난 쏟아진 노동부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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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불법행위에 특혜를 줘요."
고용노동부가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만들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노조법 2·3조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요? 쉽게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카드뉴스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근로관계도 없는데 사용자의 실질적 지배력을 주장하며 (노조가) 교섭을 요청하면 응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어도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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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건우 기자]
▲ 14일 트위터에 고용노동부가 올린 '노조법 2·3조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요? 쉽게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 일부 |
ⓒ 고용노동부 |
"노조의 불법행위에 특혜를 줘요."
고용노동부가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비판하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만들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노동부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카드뉴스를 내릴 예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노조법 2·3조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요? 쉽게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앞서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노사관계가 갈등과 파탄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건의를 시사한 바 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사용자의 정의를 '근로조건에 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확대하고, 쟁의행위의 범위를 넓혀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범위를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엄밀히 따지는 것을 골자로 한다.
카드뉴스는 이번 개정안으로 인해 "근로관계도 없는데 사용자의 실질적 지배력을 주장하며 (노조가) 교섭을 요청하면 응할 수밖에 없다"며 "회사가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어도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성 노조 사업장은 1년 내내 파업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안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무분별하게 확대해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봉쇄하고 교섭과 파업이 상시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용노동부가 올린 '노조법 2·3조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요? 쉽게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카드뉴스 |
ⓒ 고용노동부 |
기업 편드는 카드뉴스... "대통령 거부권 위한 포석"
전문가들은 카드뉴스에 나오는 '단체교섭 강제', '손해배상 청구 불가능', '1년 내내 파업' 주장이 모두 과도한 예측에 기반한 현상적인 진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울어진 노사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고용노동부가 오히려 기업 편을 들며 노조법 개정안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손익찬 공동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변호사는 "하청이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이 받지 않아도 되는 회색 지대가 있으므로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이 교섭에 응하도록 해서 그 여지를 없애자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라며 "사용자가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개정안이 교섭을 강제한다는 주장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손해배상 액수를 책임에 비례해서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개정안 내용을 보면 그동안 노동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단으로 무분별하게 남발된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자는 것인데, 카드뉴스는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청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입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홍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사내하청이나 용역 등 노동자들을 대신 관리해 주는 방식이 많은데, 이제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이 하청과 교섭하지 않으면 사용자처럼 일을 시킬 수 없도록 했다. 책임지지 않으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금 체불 근절 관련 고용노동부ㆍ법무부 합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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