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프로그램, 저출산에 영향 미친다? [의사들 생각은…]
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터엠디는 4만3000여 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의사만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Web, App)'입니다. (편집자주)
그러나 비판적인 시선만 있는 건 아닙니다. 프로그램을 보고 비슷한 문제를 겪는 부모가 위로를 받는다거나 시청자들이 소아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육아의 박사들이라고 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금쪽이류 프로그램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의사 60%, “금쪽이류 프로그램, 육아에 도움 안 돼”
금쪽이류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육아에 도움을 주는 데 있다고 합니다. 육아 정보는 도서나 유튜브,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쏟아집니다. 그런데 정보가 너무 많기도 하고 아이마다 성향이 달라 부모들은 어떻게 육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금쪽이류 프로그램은 육아가 어려운 부모들에게 육아 전문가가 '맞춤형 솔루션 및 육아 코칭'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삼습니다.
소아청소년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172명에게 금쪽이류 프로그램이 육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60.5%(104명)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45.2%(47명)가 ‘육아의 결과에 대한 과도한 걱정·불안을 초래한다’를 꼽았습니다. 프로그램에 등장한 아이들의 문제행동 사례를 보고 육아에 지레 겁을 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총 응답자 중 39.5%(68명)는 금쪽이류 프로그램이 육아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 50%(34명)는 그 이유로 ‘잘못된 육아법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준다’를 꼽았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소아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한다’(32.4%),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14.7%), ‘육아에 지친 부모들을 위로해 준다’(2.9%) 순이었습니다.
◇금쪽이류 프로그램이 저출산에도 영향 끼친다?
금쪽이류 프로그램은 정부에서도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초,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변화와 미디어의 역할’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금쪽이류 프로그램이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켜 저출산 극복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연히 저출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겠지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자극적인 사례들은 출산이나 육아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미디어가 저출산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 육아와 관련해서 시급하게 다뤄야 할 사안은 무엇일까요? 의사들은 ‘비전문가 등의 잘못된 육아법 점검’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32.0%). 영유아 발달과 소아정신건강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증가하자 그만큼 정보의 양도 급증했습니다. 검증되지 않거나 한국 사회에 맞지 않는 내용들도 무분별하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안아키나 최근 논란이 됐던 ‘왕의 DNA 연구소’처럼 극단적인 사례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꼽힌 건 ‘가족 친화적인 메시지 전달’(27.3%)이었습니다. 육아의 고충보다는 부모가 느끼는 행복감을 전달해 결혼, 출산, 육아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KCC 스위첸의 광고인 ‘문명의 충돌’ 시리즈입니다. 아이로 인해 두 부부가 단합되는 내용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잘못된 육아, 촉법소년 가능성도… “양육자 권위 세워야”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부모입니다. 부모가 잘못하면 아이는 망가지기 쉽습니다. 최근 촉법소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접수된 촉법소년 범죄 건수는 7897건이었는데 2021년에 1만2502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촉법소년에게선 다양한 문제가 보고됩니다. 대표적인 게 ‘품행장애’입니다. 품행장애는 일시적 일탈 행위를 넘어 다른 사람의 기본적인 권리를 반복적·지속적으로 침해하고 사회 규범·규칙을 어기는 소아정신질환입니다. 유전적 요인, 부족한 훈육, 학대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의사들에게 잘못된 육아가 최근 청소년의 품행장애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지는 묻자 80% 이상이 그렇다고 봤습니다(매우 그렇다 44.8%, 그렇다 37.8%). 14%가 보통이라 답했고 3.5%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소아정신과적 입장에서 올바른 육아와 훈육에 대해 자유롭게 써달라는 문항에는 총 118명이 답변했습니다.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권위’와 ‘자극’이었습니다. 먼저 양육자의 권위와 가정의 규칙이 바로 서야 아이가 사회의 규범에 맞게 자란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권위주의가 나쁜 것이지 권위는 가정에 꼭 필요한 것임을 아이들이 알도록 훈육해야 한다”, “아이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부모가 중심이 되는 육아를 해야 한다” 등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의도와는 별개로 자극적인 내용이 아쉽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많은 긍정적인 부분에도 불구하고 방송이기에 가지는 자극성이 일부 시청자들에게 왜곡되게 전달될까 우려된다”,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가족을 가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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