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 집에서 빈대 나오면…일반적인 살충제로는 박멸 어려워

이지홍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8@mk.co.kr) 2023. 11. 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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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빈대가 출몰하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방역업체 직원들이 고열스팀 소독을 하고 있다. 2023.11.09 [이충우 기자]
최근 찜질방·대학 기숙사·고시원 등 실내에 빈대가 출몰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살충제로는 박멸이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빈대는 집안의 침대 매트리스, 프레임, 쇼파, 책장 등에 주로 서식하면서 새벽녘쯤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다시 서식처로 숨어들어간다. 또 부산물이나 배설물과 같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노린내 또는 곰팡이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실내 곤충의 일종인 빈대는 따뜻한 환경에서 왕성하게 서식하기 때문에 죽이기가 어렵다. 양영철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요즘 날씨 같이 추운 날씨에는 대부분 난방을 켜는데, 20도 이상의 따뜻한 실내 온도가 빈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며 “빈대가 이미 집안에서 나왔다면 실내 온도를 10도 이하로 낮춰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빈대는 흡혈하지 않고도 70일에서 150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

문제는 일반 살충제로는 박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양 교수는 “빈대는 이미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죽지 않는다”며 “빈대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빨거나 건조기에서 두시간 이상 열을 쬐어줘야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세탁할 수 없다면 고열 스팀을 해당 위치에 분사하고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진공 흡입물을 봉투에 밀봉해 폐기해야 한다.

방제를 마친 후에도 빈대가 다시 출몰하진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질병청 관계자는 “빈대는 주로 깊숙한 곳에 서식하기 때문에 꼼꼼히 청소해도 완전히 방제되지 않았을 수 있다”며 “알이 부화되는 시기 등을 고려해 7~14일 후 서식처 주변을 한번 더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빈대물림증상 (질병관리청 제공)
만약 빈대에 물렸다면 흔히 겪는 증상은 가려움이며 심한 경우엔 빈혈과 고열이 동반될 수 있다. 최재은 노원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빈대는 여러 마리가 떼를 지어 피부에 달라붙어 많은 양을 흡혈하기 때문에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심한 가려움으로 과하게 긁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해당 부위를 긁기 보단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먼저 물과 비누로 깨끗이 씻고, 가려움증을 완화하기 위해선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온찜질해주는 것이 좋다. 심한경우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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