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만 선대회장 이어 정의선 회장, 영국왕실서 훈장

김종철 2023. 11. 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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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3세 국왕 즉위 후 한국인 처음...현대차, 영국 자동차시장 성공 안착-문화예술 등 지원

[김종철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 영국 대사로부터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전달받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1972년 3월 울산 미포만 조그만 어촌마을. 한국 조선업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조선소를 지을 돈이 없었다. 기술도 마땅치 않았다. 해외에서 돈을 빌려야 했다.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은 영국으로 날아갔다.

영국 조선회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최대은행인 버클레이즈를 찾았다. 정 회장은 당시 협상이 쉽지 않자,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1500년에 거북선을 만든 민족'이라며, 은행쪽을 설득해 차관을 들여온 일화는 유명하다. 한국 조선업의 시작이었다. 

1977년 영국 왕실은 정 회장의 양국간 무역증진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수여했다. 그리고 46년이 지났고, 선대회장의 손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46년만에 선대회장에 이어 정의선 회장, 대영제국 훈장 받아

15일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영국 찰스 3세(Charles Ⅲ) 국왕이 수여하는 대영제국 훈장을 수훈했다고 밝혔다. 찰스 3세 국왕 즉위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이다. 정 회장이 받은 훈장은 선대회장과 같은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이다. 수훈식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서 열렸고, 영국 국왕 대신해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 영국 대사가 정 회장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대영제국 훈장은 영국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거나 정치, 경제, 문화예술, 기술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수여된다. 영국 정부가 후보를 추천하고, 영국 왕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정의선 회장은 동일한 훈장을 받은 선대회장에 이어 통찰력 있는 경영철학과 인간중심의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영국과 현대차그룹의 파트너십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향상시켰다"며 "찰스 3세 국왕 폐하 즉위 이후 한국 국민 중 처음으로 정 회장에게 대영제국훈장을 서훈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도 "현대차그룹이 양국 협력과 우호에 기여한 공헌을 인정받아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미래 신사업, 문화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관계 강화에 더욱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언제나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하고, 한계를 뛰어넘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이루기 위해 도전해 왔다"며 "현대차그룹의 성취는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친환경 모빌리티 보급 확대·테이트 미술관 장기후원 등 경제문화 협력 강화
 
 현대자동차그룹은 영국의 세계적 미술관인 테이트 미술관(Tate)을 장기 후원하며 매년 혁신적인 예술 작품 전시를 통해 현대 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현대차 후원으로 테이트 미술관에서 백남준 작가 전시회를 알리는 모습.
ⓒ 김종철
 
이번 정 회장의 영국 왕실 훈장 서훈의 배경은 영국내에서 친환경 저탄소 모빌리티 보급 확대와 양국간 경제, 문화예술 증진에 앞장서 온 점이 인정 받은 것. 

실제 현대차 그룹은 최근 몇년새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영국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10월까지 영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은 17만3000대, 작년 같은기간에 비해 8.7%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9.2%에 달한다. 

특히 친환경 모빌리티 상징인 전기차의 경우 같은 기간에 2만8000대나 팔렸다. 테슬라와 폭스바겐에 이어 3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지난해 영국의 '올해의 차'를 휩쓸었고, 영국 유력 자동차 잡지인 탑기어(Top Gear)와 오토카(Autocar)는 현대차와 기아를 각각 '최고의 자동차 회사'로 꼽았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영국기업들과의 협력도 크게 늘리고 있다. 주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중심으로 항공기 엔진 제조회사 롤스로이스(Rolls-Royce)와 기체에 탑재될 수소연료전지 및 배터리 추진 시스템을 공동연구하고 있으며, 어반 에어포트(Urban Airport) 및 영국 웨스트 미들랜즈(West Midlands)주 코번트리(Coventry) 지역 사회와 함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또 영국의 세계적 미술관인 테이트 미술관(Tate)을 장기 후원하면서, 매년 혁신적인 예술 작품 전시를 통해 현대 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도 지원하고 있다. 스포츠 분야에선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Genesis Scottish Open)의 타이틀 스폰서도 맡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이번 대영제국 훈장에 앞서 이미 자동차 산업에서 영향력 있는 상을 연이어 수상하면서,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21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주관하는 '2021 올해의 차'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 됐으며, 같은해 영국 오토카 최고 영예의 상인 '이시고니스 트로피'(Issigonis Trophy)를 받았다. 작년에는 글로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Newsweek)의 '2022 세계 자동차 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The World's Greatest Auto Disruptors 2022) 발표에서 '올해의 비저너리'(Visionary's of the Year)에 선정됐다. 올해 초에는 미국 자동차전문지 모터트렌드(MotorTrend)의 '2023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2023)로 뽑히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 정주영 선대회장이 1977년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수훈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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