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도 노사 '무교섭 타결'…정부 상 받은 이 기업들
HD현대로보틱스와 정석케미칼이 ‘2023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고용노동부가 15일 밝혔다. 고용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는 노사문화대상은 노사가 상생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확산·정착시키기 위해 선정하는 기업 노사 부문 정부포상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사업 분할해 출범한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로, 분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대내외적 요인에 따른 경영 위기를 노사 간 신뢰로 극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복수노조 사업장임에도 원만한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2020~2021년 불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위기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는 HD현대로보틱스에게도 악재로 작용했다.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노사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2021년 단체교섭에서 ‘기본급 동결’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HD현대 그룹 내에서 유일한 조기 타결이었다. 지난해에도 노조가 단체교섭을 회사에 위임했고, 사측은 기본급을 4.3% 인상하는 등 임금 무교섭 타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사측도 고용안정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경영위기 상황에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대신 직무 순환제도를 통한 인력 효율화로 고용 안정을 추진했다. 또한 경영 악화에 따른 변동 연봉 축소에도 고정 연봉은 꾸준한 상승률을 유지했다. 하청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사내 협력사 직원성과금도 최소 235만원에서 최대 585만원까지 지급했다.
도료 제조업체인 정석케미칼은 1991년 창업 이후 ‘가치경영’·‘책임경영’·‘복지경영’의 경영 방침 아래 신뢰와 존중의 노사 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14년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경영 위기에 빠지자 직원들은 사측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이후 노사 협력을 통해 바로 이듬해인 2015년 법정관리를 조기 종결하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사측은 우리사주제도를 운영해 임직원에 주인의식을 함양시키는 한편, 만60세 정년 보장과 퇴사 이후 대리점 창업 지원, 정년 연장형 임금피크제 실시 등을 통해 직원들의 고용유지 및 안정을 도모했다. 또한 여성 근로자와 생산직·영업직 등 남녀·직군에 차별 없이 관리직을 채용하고, 공정한 인사제도를 확립시키기 위한 컨설팅도 진행했다.
지역 고용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정석케미칼은 신입직원 채용 시 지역인재를 우선 채용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실제 지난 3년간 신입직원 88명 가운데 95.4%인 84명이 전북 지역 출신이었다. 또한 집중호우 발생 시 피해지역에 복구기금을 지원하고, 완주군 지역인재육성재단에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등 2020~2022년 3년간 5억원이 넘는 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노사문화대상을 수상한 기업들엔 향후 3년 동안 정기 근로감독 면제, 은행 대출 시 금리 우대, 신용평가 시 가산점 부여 등 행정 및 금융상의 혜택이 주어진다. 시상은 12월 중 ‘노사문화 유공 정부포상 시상식’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국무총리상▶신성델타테크=1987년 창립 이래 무분규·무파업 사업장을 유지. 매년 지속적인 임금인상과 성과금 지급 확대 등을 통해 근로자들과 성과 공유.
▶서진오토모티브=1991년 노동조합 창립 이후 32년간 무분규 사업장 유지. 원하청 기업 간 상생을 위한 공정거래 계약체결 운영지침 제정.
◆고용노동부 장관상▶코미코▶나은요양병원▶롯데면세점제주▶푸드머스▶군포도시공사▶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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