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내딛을 힘 얻었다” 손편지…눈물 바다된 콜센터

이정헌 2023. 11. 15. 16: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 상담센터에 전해진 편지 한 통이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장애인 남성은 상담센터를 찾아 손편지와 빼빼로 과자 선물을 건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빼빼로도 깜짝 선물이었지만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감사 편지에 콜센터가 눈물바다가 됐다"며 "소중하고 정성 어린 마음을 받았다. 앞으로 마음을 담아 상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리발 콜센터 빼빼로 선물 사연
휠체어 장애인이 손편지로 감사 전해
“두리발 덕분에 세상과 소통”
지난 11일 부산시설공단 두리발 콜센터에 전해진 편지 4통. 부산시설공단 제공


부산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 상담센터에 전해진 편지 한 통이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2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장애인 남성은 상담센터를 찾아 손편지와 빼빼로 과자 선물을 건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15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빼빼로데이’인 지난 11일 오후 2시쯤 부산 연제구 두리발 콜센터에는 뜻밖의 선물이 찾아왔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A씨는 부산시 장애인 콜택시 두리발에서 내려 때마침 밖에 나와 있던 상담 직원에게 다가왔다.

그는 이어 “고마워서 준비했다. 교대 근무자까지 생각해서 준비했으니 맛있게 드시라”면서 청색 가방 하나를 건네주고는 떠났다. 가방 안에는 콜센터 직원 19명이 모두 나눠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빼빼로가 들어있었다.

빼빼로 사이에는 분홍색 봉투 하나가 놓여있었다. 글쓴이의 마음을 작은 활자에 눌러 담은 손편지 4장이었다.

A씨는 “저는 두리발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지를 써 본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두리발 기사분들이 있는 덕분에 장애인인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이지만, 만약 상담원분들이 없다면 원활한 두리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상황을 잘 판단해서 두리발 차량이 막힘없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시는 상담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이따금 폭언에 시달리는 콜센터 상담원들을 위한 위로의 말도 남겼다. 그는 “상담원으로 일하다 보면 이용자들의 폭언이나 막말에 마음이 피폐해지고 일 자체에 대한 회의감도 들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상담원분들 덕분에 어두울 수 있는 누군가의 삶이 화사한 빛을 발한다는 것을”이라고 했다.

이어 장애인들의 이동을 돕는 두리발 직원들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두리발 기사 분들과 상담원 분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우리가 이 아름답고 멋진 풍경들을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었을까”라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남으로 인해 느낄 수 있는 관계 안에서의 이 기쁨을 어떻게 누릴 수 있었을까”라고 썼다.

지난 11일 부산 연제구 두리발 콜센터에 전해진 편지 4통 전문. 부산시설공단 제공.


A씨는 “무미건조하고 우울한 삶과 힘든 삶 한 가운데서 살아가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저 또한 마찬가지”라면서 “그래도 저희는 두리발 덕분에 힘든 삶을 한걸음이라도 더 내디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담원으로서 자부심을 크게 가지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 세상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바 최선을 다해서 애써주시는 많은 분들의 노고와 땀이 있었기에 제대로 돌아가 수 있는 것이며 우리는 그분들께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어느샌가 우리는 그분들로 인해서 누리고 있는 무언가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살아갈 때도 있는 것 같다”며 “저 또한 그랬기 때문에 늦었더라도 이제는 그 고만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설공단 관계자는 “빼빼로도 깜짝 선물이었지만 손으로 정성스럽게 쓴 감사 편지에 콜센터가 눈물바다가 됐다”며 “소중하고 정성 어린 마음을 받았다. 앞으로 마음을 담아 상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