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자 대란 재현되나…카드 빚 돌려막다 '연체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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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권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카드 사태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카드값을 갚지 못해 다시 고금리 빚을 내는 이른바 돌려막기가 늘어나는 와중, 울며 겨자 먹기로 카드론에 손을 대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끝내 연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카드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들의 카드값을 위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카드론 연체액 증가도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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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까지 고금리 빚 '족쇄'
'결국 백기' 15년 전 '판박이'
국내 금융권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카드 사태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카드값을 갚지 못해 다시 고금리 빚을 내는 이른바 돌려막기가 늘어나는 와중, 울며 겨자 먹기로 카드론에 손을 대는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끝내 연체의 늪으로 빠져드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5년 전 대규모 신용불량자를 낳았던 아픈 기억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NH농협 등 국내 7개 전업 신용카드사들의 카드 대환대출 잔액은 1조3709억원으로 1년 만에 43.3% 급증했다.
카드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들의 카드값을 위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이는 취약차주를 위한 구제장치이자 연체 위기에 놓인 이용자의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카드사 입장에선 소비자가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연체율 관리는 물론 기존의 원금과 원리금을 더한 금액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문제는 카드론이 고령층을 중심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0대 이상 카드론 잔액은 6조9180억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직전인 2019년 6월 말(4조550억원)과 보다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 38% ▲20대 27% ▲40대 11% 순으로 나타났으며 30대는 15% 감소했다.
카드론 연체액 증가도 가파르다. 60대는 1년 만에 490억원으로 전 세대중 가장 많이 늘었으며, 이어 ▲50대(340억원) ▲20대(100억원) ▲40대(7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30대는 170억원이 줄었다.
이런 와중 카드론 금리가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카드론 금리는 지난달 말 연 15%를 넘어섰다. 9월 말 기준 카드론 대출이 가능했던 가장 낮은 신용점수 구간(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501~600점)에서는 연 19.9%를 적용받은 차주들도 있었다.
금융권에선 이러한 현상이 과거 카드 사태와 닮아있다고 우려한다. 2001년 말 2.6%였던 신용카드 연체율은 2003년 14%로 폭증했고, 이에 카드사들이 대출문을 걸어 잠그자 더 이상 카드 돌려막기가 어려워지면서 신용불량자가 속출한 것이다. 2003년 말 전체 신용불량자 372만명 중 240만명(64.5%)이 신용카드 관련 신용불량자였다.
현재 90일 이상 대출 이자를 연체하면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등록돼 모든 금융 거래가 중단된다. 신용점수도 300점대(옛 신용등급 9·10등급) 이하로 떨어지고, 신규 대출뿐 아니라 신용카드 발급·사용에 제한을 받는 등 모든 형태의 신용거래를 할 수 없다. 금융권은 매해 장기 연체자로 전락하는 차주들이 10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신용카드 부채는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부체로 부채를 갚으면서 부채를 증가시키고, 원금 상환 시기를 늦추면서 이자를 크게 늘려 부채 비용이 커지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에게 부채 장기화에 따른 비용과 위험 등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또 갑작스런 소득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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