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첫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한중정상회담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성장과 번영을 논의하는 지역 최대 협력체인 APEC에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2박 4일 미국 순방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어두운 남색 정장에 하늘색 도트 무늬 넥타이를 착용했고, 김 여사는 검은색 바지 정장에 흰색 셔츠, 가슴엔 파란색 행커치프를 단 차림이었다. 공항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등이 나와 환송했다.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 창조’를 의제로 15∼17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맞아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고 연대·협력을 강화하자고 역설할 예정이다. 또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 움직임에 대해서도 경고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AP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여러 정상을 만나면, 러시아와 북한의 불법적 협력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는 물론, 세계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임을 강조하고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6일 미국 주도의 경제협의체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응하기 위한 역내 경제 협의체 성격이 큰 만큼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주목된다. 방미 기간 중 CE0 서밋,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와의 대화, 첨단산업 기업 투자신고식 등을 통해 각국 정상 및 재계 리더도 만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APEC 회의 참석과 맞물려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발리 회담’ 이후 1년 만에 한·중 정상이 다시 마주 앉게 되면 양국간 경제적·인적 교류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는 중국과 호혜적 협력을 지속하면서 양국 기업과 국민이 더 많은 교류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중 간 조율은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는 17일 스탠퍼드대 좌담회를 통해 한·일, 한·미·일 첨단기술 협력을 주제로 다양한 대화를 나눈 뒤 18일 귀국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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