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다시 뜬 美 전략폭격기…핵 투발 능력으로 대북 경고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한 축을 담당하는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한 달 만에 한반도를 다시 찾았다. 북한이 정찰위성 3차 발사를 예고한 가운데 경고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15일 미 B-52H 전략폭격기가 출격한 가운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훈련은 한국의 F-35A·F-15K 전투기와 미국의 F-35B·F-16 전투기가 B-52H를 엄호하는 방식으로 서해 상공에서 이뤄졌다.
B-1B '랜서', B-2 '스피릿'과 함께 미 3대 전략폭격기로 불리는 B-52H는 지난 17일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개막식 축하 비행을 위해 한국을 찾은 뒤 처음으로 국내 기지에 착륙했다. 이후 같은 달 22일 한반도 남쪽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이 중첩되는 구역에서 사상 첫 한·미·일 공중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한반도에서 미 전략폭격기의 연합공중훈련은 이번이 12번째다. 지난해 11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이 “미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빈번하게 출격시켜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가 있도록 운용하겠다”고 약속한 게 안정적으로 이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SCM 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발표한) '워싱턴 선언'엔 한반도에 대한 전략자산 전개 빈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근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에 들어왔고 폭격기 B-52H가 한반도에 착륙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정된 일정대로 미 전략자산이 한국을 꾸준히 찾으며 ‘확장억제의 행동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52H의 재출격을 놓고 북한의 고강도 도발 가능성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차 정찰위성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은 이날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용 고체연료의 지상 엔진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정찰위성에 더해 MRBM 시험발사도 무력시위 후보군에 추가한 셈이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 상황이 엄중해지고 있다는 데 한·미가 뜻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B-52H는 6400㎞를 날아가 전술핵 등 사거리가 200㎞에 이르는 32t의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이유다. 유사시 언제든 북한에 핵 투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B-52H의 한반도 등장은 강력한 대북 압박의 의지로 해석되곤 했다.
오는 21일쯤에는 미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도 부산항에 입항해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를 기반으로 최상의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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