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없다" 강 대 강 대치…22일 서울 지하철 무기한 총파업 선언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서교공)의 제1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서교공노조가 오는 22일 2차 파업을 선언했다. 파업을 하게 되면 지난 9~10일 이틀간 시한부 파업에 이어 12일 만이다. 이번에는 파업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아 출퇴근길 ‘지옥철’ 상황이 또다시 빚어질 전망이다.
서교공노조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서울시와 사측(서교공)이 대화를 중단하고, 공세 일변도로 나간다면 파업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파업은 22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진행할 방침이다.
2‧3노조 파업 동참 안 해…동력 상실
파업은 1차 때와 같이 서교공노조만 할 예정이다. 2노조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조합원 2742명)는 이번에도 불참한다. 통합노조는 서교공노조와 함께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서교공노조가 합의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하자 대열에서 이탈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방침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MZ세대’가 주축이 된 3노조 ‘올바른노조’(1915명)는 교섭‧단체행동권은 없지만, “근로자를 위한 파업이 아니다”며 처음부터 동참하지 않았다.
서교공노조는 조합원이 1만146명으로, 공사 전체 인원(1만6387명)가운데 가장 많다. 다만 다른 노조의 힘을 받지 못하면서 파업 동력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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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파업 때도 시민 불편 호소
노조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파업 예고일(22일)을 하루 앞둔 21일쯤 서교공과 노조 간 ‘막판 교섭’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교섭에서도 양측이 합의하지 못한다면 결국 파업은 진행되고, 시민은 또 퇴근길 교통대란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차 파업 당시에도 시민들은 퇴근시간대에 열차가 오지 않아 역 내에서 긴 줄을 서는 등 혼잡 상황을 맞았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불편을 호소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라 출근시간대는 열차 운행률이 평시 대비 100%이지만, 퇴근시간(오후 6시~8시)은 평시 대비 87%가량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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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쟁점 두고 ‘강 대 강’ 대치
노조와 서교공‧서울시는 핵심 쟁점이었던 인력 감축안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실무진 사이 물밑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정년퇴직(276명)과 2인 1조 보장(232명), 수탁업무 인력(360명) 등을 고려하면 860명 이상을 더 뽑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순필 서교공노조 위원장은 “서울시와 서교공의 강압적인 인력 감축 드라이브는 시민과 지하철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교공은 극심한 재정난(누적적자 18조4000억원)에서 벗어나려면 2026년까지 2212명의 인원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맞선다. 다만 방식은 현 인원 감축이 아닌, 신규 채용 규모 축소와 외주화 등으로 계획했다. 애초 서교공은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을 380명대로 했지만, 노‧사 교섭 과정에서 660명대로 늘렸다. 인력 감축 규모도 ‘노‧사 협의해서 다시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서교공노조는 이 합의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 9일 1차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서울시와 서교공은 “명분 없는 파업엔 타협 없다”며 합의안 원점 재검토 등으로 맞섰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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