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이 새벽 거리에 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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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전 6시, 쌀쌀해져만 가는 새벽이지만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진숙님과 10여명의 조합원들은 새벽길을 나서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 자택 앞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살고 있는 조합원들은 조금 늦은 6시에 출발했지만, 대전에 살고 있는 상담사와 부산에서 올라온 상담사는 전일 밤 9시에 서울로 오는 기차를 탔다고 하니 새벽이 아닌 어젯밤에 출발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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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기자]
지난 6일 오전 6시, 쌀쌀해져만 가는 새벽이지만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진숙님과 10여명의 조합원들은 새벽길을 나서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 자택 앞으로 향했다.
▲ 현대해상 회장 앞 진행 모습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이 회장 자택 앞에 모여 선전전을 진행했다. |
ⓒ 김병준 |
이들이 이렇게 새벽부터 걸음을 옮긴 이유는 "자회사라는 이유로 받고 있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다. 10년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서울지역의 이진숙씨는 이렇게 말한다.
"현대해상 자회사 직원 모두가 400%의 상여금을 지급받았습니다. 하지만 콜센터와 청소노동자만 단 1원의 상여금도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파업까지 하면서 상여금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입니다."
코로나 시기부터 가장 어려운 여건에서 일해온 콜센터 상담사들만 빼놓고 상여금을 지급했고, 이에 분노한 상담사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회사를 상대로 투쟁에 나섰다는 것이다.
"심지어 우리의 요구는 다른 자회사와 같은 400%의 성과급도 아닙니다. 그 절반밖에 안되는 200%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회사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비대면시기 모든 고통을 감내하며 평상시의 2~3배에 달하는 업무에 내몰렸지만 돌아온 것은 차별뿐입니다."(이진숙 상담사)
"자회사인 현대C&R(주)를 상대로하여 교섭하고, 요구해 왔지만, 회사는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직접 책임이있는, 원청을 상대로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해 현대해상 정몽윤 회장 자택 앞에서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올라온 서미연 상담사는 이른 시간 서울까지 올라와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10월 4일 콜센터 총파업 투쟁 현장 1,500여명의 콜센터 상담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고 외치고 있다. |
ⓒ 대전지역일반지부 |
함께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김현주 수석부지부장(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은 "현대해상의 슬로건이 '마음이 합니다'입니다. 제 식구들조차 차별하면서 뭐가 마음이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보험회사의 콜센터 업무는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을 수령할 때까지, 또 자동차 사고나 고장시에도, 심지어 해지할 때까지도 콜센터를 통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콜센터 상담사에게만 차별을 가하는 것은 너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차별에 분노했다.
이어 대전에서 올라온 김주현 지회장(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현대C&R지회)은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기폭제가 되었던 회사 내 간담회에서 회사 임원은 자회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고, 모회사인 현대해상에 결정권이 있다고 수차례 발언하였습니다"라며 "또, 자회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청이 거절해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저희는 원청인 현대해상을 상대로 투쟁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라고 원청을 상대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지난 10월 4일 콜센터 상담사 총파업 투쟁을 통하여 20여년의 차별을 철폐하는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시작지점에도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자회사는 책임지지 않으려하고 원청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자회사 탓만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하고, 투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노조법 2조가 개정되어야 하고, 우리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더욱 투쟁해야 합니다."(김주현 지회장)
▲ 10월 4일 콜센터 총파업 당일 현대해상 본사 앞 기자회견 콜센터 상담사들이 총파업에 나서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 대전지역일반지부 |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여당과 대통령실은 벌써 거부권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청을 상대로 교섭하지 못하는 자회사 노동자들, 간접고용,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콜센터 상담사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번 성과급 투쟁 뿐 아니라 앞으로 모든 차별에 맞서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김주현 지회장)
지난 9일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지만, 아직 법이 공포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재의요구를 운운하며 20여년간 외쳐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 간접고용 노동자들인 콜센터 상담사들의 투쟁은 더욱 애절하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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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노동과세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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