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최종 점검 끝났다…문동주·노시환에 일본 관심 집중

배영은 2023. 11. 1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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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운을 이어가겠습니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공식 훈련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 전 마지막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낯선 도쿄돔 그라운드와 환경에 적응하고, 타격 컨디션과 수비 호흡을 점검했다. 일본 대표팀의 훈련은 저녁 늦은 시간에 진행됐는데도 많은 일본 취재진이 한국 더그아웃을 찾아와 관심을 표현했다.

일본 야구의 메카로 통하는 도쿄돔은 기압을 야구장 밖보다 높게 유지해 지붕을 부풀리는 '에어돔' 방식으로 지어졌다. 천연잔디가 자랄 수 없는 돔구장의 특성상 필드 터프 인공잔디를 쓰고 있다. 관중석 규모가 약 4만6000석에 달하고,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일본 취재진은 올해 KBO리그 홈런왕에 오른 한국 4번 타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노시환은 "아시안게임에서 타격감이 좋긴 했지만, 홈런은 치지 못해 아쉬웠다. 도쿄돔에서는 꼭 홈런을 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눈여겨 본 일본 선수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가 역시 인상적이었다. 정말 '리스펙트(존경)'한다"며 양손 엄지를 치켜세워 일본 취재진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노시환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APBC는 한국·일본·대만·호주 4개국 프로야구 유망주가 겨루는 국가대항전이다.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 선수로 출전 자격을 제한했다. 2017년 열린 초대 대회에서는 일본이 우승, 한국이 준우승했다.

한국은 지난달 끝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5세 이하 또는 프로 4년 차 이하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 4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이번 대표팀도 당시 금메달을 딴 노시환, 문동주(한화), 김주원, 김형준(이상 NC 다이노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윤동희(롯데 자이언츠),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베어스)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호주전 선발투수 문동주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16일 낮 12시 호주와 예선 풀 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선발 투수는 아시안게임 결승전 승리 투수였던 문동주다. 류 감독은 훈련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선발 투수 4명은 모두 결정했다. 첫 경기가 중요하니, 컨디션이 가장 좋은 문동주를 가장 먼저 내보내기로 했다"며 "문동주의 주 무기는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다. 아시안게임 때처럼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문동주는 "내 강점은 어떤 타자가 나와도 주눅들지 않고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 수비가 좋기 때문에 내 장점을 밀고 나가면 될 것 같다"며 "한국에서부터 준비를 잘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운을 이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왜 감독님께서 나를 첫 경기 선발 투수로 선택하셨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동주가 "이번 대회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다. 다같이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면 못할 것 없다"고 당찬 각오를 밝히자 류중일 감독이 대견한 듯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문동주는 지난 4월 국내 투수로는 처음으로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일본 언론도 그 명성을 잘 알고 있다. 중계방송사인 TBS 기자가 문동주에게 '현재 구속이 얼마나 나오나'라는 질문을 던졌을 정도다. 문동주는 "현재 정확한 스피드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도쿄돔에서 좋은 분위기 속에 공을 던지다 보면 시속 150㎞ 중후반대 스피드는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야구는 객관적으로 일본보다 한 수 아래다.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보다는 젊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험 축적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대만과 호주 야구의 수준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기에 더 그렇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APBC 지휘봉까지 잡은 류 감독은 "전 세계 야구가 전체적으로 강해지고 있다. 선수들은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니라 내년 11월 프리미어12, 더 나아가 2026 WBC까지 바라봐야 한다"며 "지금은 이 젊은 선수들이 3~4년 후 '꿈의 대회'인 WBC로 나아가기 위해 무럭무럭 커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도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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