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찬 테이블 좌석당 5000만원"…美 기업들, 치열한 티켓 확보전

정현진 2023. 11.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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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바이든과 회담 후 美 기업인과 만찬
미·중 화해무드 속 中 시장 사업 확대 모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열리는 만찬장에서 시 주석과 같은 테이블에 앉기 위해 기업들이 좌석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과 한 테이블에 앉으려면 우리 돈 5000만원이 넘는 거액을 내야하지만, 그마저도 서로 앉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중이 화해 무드를 조성하는 상황에서 미 기업들은 그동안 위축됐던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 기회를 잡기 위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당 만찬장에 미국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거물급 인사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만찬장 입장권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14일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NCUSCR)와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USCBC)는 15일 시 주석과 미국 기업 경영진이 참석하는 만찬을 개최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시 주석이 미국 기업인들과 만나는 것이다.

주최 측에 가까운 한 소식통은 "만찬의 목적은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게끔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최 측이 기업들에 보낸 초청장을 보면 만찬 참석 티켓 가격은 2000달러(약 260만원)다. 그 중 시 주석과 같은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4만달러(약 5200만원)를 내야 한다. 좌석은 딱 8개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켓 가격이 자동차 한 대 값에 달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시 주석과의 만찬 행사 참석 티켓을 구하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를 두고 한 외신은 "시 주석이 6년 만에 미국을 방문했고 중국 정상이 미국을 방문했던 과거의 사례를 보면 일상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이 이처럼 시 주석과 앞다퉈 대화를 나누려 하는 이유는 중국 사업을 확대하려고 어필하기 위함이다. 참석자들은 미국이 대중 강경책을 내놓는 상황에서도 회사가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시 주석에게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쥬드 블랑셰트 명예 의장은 NYT에 "중국 정부와 미국 기업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사업을 하기에 매력적인 곳으로 남아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면서 "많은 기업이 시 주석과 만나고 저녁을 먹으려고 몰려든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이를 두고 미 의회에서는 인권 문제가 있는 중국에 과도하게 많은 돈을 주며 만나는 행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이크 갤러거 미국 하원 미·중 전략 경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신장위구르 학살 등을 언급하며 "중국 공산당 관료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 미국 기업이 수천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지적하고 행사 주최 측인 NCUSCR, USCBC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만찬과는 별도로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인 14~16일 중 CEO 서밋이 진행된다. 이 행사에는 일론 머스크 CEO와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 대런 우즈 엑손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이 참석한다.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해 왕원타오 상무부장을 만났던 팀 쿡 애플 CEO는 APEC 행사에 불참하고 대관 업무 담당 임원을 보내기로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으며 15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두 사람이 만나는 건 1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을 하루 앞둔 이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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