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여기서 본다…'106년 역사' 피롤리 정원 낙점, 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유서 깊은 피롤리 정원에서 만나 약 4시간 동안 회담한다. 회담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장에서 남쪽으로 약 42㎞ 떨어진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로 마련됐다.
14일 미국의소리(VOA)는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업무 오찬과 정원 산책, 제이크 설리번 안보보좌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만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 등 약 4시간 동안 깊은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1917년 세워진 피롤리 정원에서 회담이 열리면서 시 주석은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서니랜즈 회담,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러라고 회담에 이어 별장 회담의 '전통'을 이었다. 654에이커(2.65㎢) 부지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피롤리 정원은 원래 샌프란시스코에 상수도를 공급했던 캘리포니아 최대 금광 소유주, 윌리엄 본 부부의 별장이었다.
피롤리라는 명칭은 “대의명분을 위해 싸우고(Fight for a just cause), 이웃을 사랑하며(Love your fellow man), 선한 삶을 살라(Live a good life)”는 윌리엄 본의 신조 중 핵심 단어의 처음 두 알파벳을 연결해 지었다. 중국을 상대하는 미국의 '삼중 접근법'과 유사한 맥락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중 정책을 경쟁(Compete)·대결(Contest)·협력(Collaborate)으로, 블링컨 국무장관은 투자(Invest)·결맹(Align)·경쟁(Compete)으로 각각 정의했다. 그래서 이번 양국 정상의 만남 장소를 투쟁(Fight), 사랑(Love), 생활(Live)을 의미하는 피롤리로 정한 것도 향후 미·중 관계의 양상과 연관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피롤리는 지난 1975년 별장과 정원 전체를 내셔널트러스트에 기부하면서 대중에 공개됐다. 피롤리 정원의 홈페이지에는 13일부터 15일까지 연말 시즌 정비를 위해 휴관한다는 공지가 게재됐다. 앞서 AP 통신은 중국이 APEC 회담장과 멀리 떨어진 회담장을 요구하는 등 미·중회담의 의전을 놓고 치열한 협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 간 회담이 APEC과 별개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앞서 시 주석의 전용기는 14일(현지시간) 오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실무방문 형식으로 펑리위안 여사를 대동하지 않았고 공항에 레드카펫이 깔리지 않았다. 미국 측에선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영접했다. 시 주석은 중국산 훙치(紅旗) 전용차량을 이용해 숙소인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 앞에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들고 붉은색 모자를 쓴 환영 인파, 중국의 인권 탄압 등을 비판하는 반중 시위대 등이 집결했다. 시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도착 시각에 맞춰 미·중 양국은 기후위기에 공동 대처하는 ‘서니랜드 성명’을 동시에 발표했다.
이번 미·중 회담은 대만 문제, 무역, 군사대화 등 각종 이슈를 놓고 치열한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 에어포스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적 관점에서 바람은 바이든 대통령 등 뒤에서 불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자신했다.
커비 조정관은 “시 주석 및 중국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이슈에서 대결이 필요한 곳에서는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이라면서도 “자신감 있는 국가로서 기후변화, 청정에너지 기술 등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곳에서 외교적 참여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특히 대만 문제만큼은 양보하지 않을 것을 재확인했다.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발리 회담 당시 미국은 미국 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명확하게 밝혔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견지 엄수하고, 실제 행동에서 대만 독립을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대만의 주권 귀속에 대해 공식 입장이 없으며, 대만의 독립 또한 지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미국의소리가 14일 보도했다. 내년 1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미국은 중국의 선거 개입에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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