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씨네샵‧금지옥엽, 어떻게 씨네필을 사로잡았나 [영화와의 연결고리, 굿즈②]

류지윤 2023. 11. 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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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문화 두터워질 수록 수요 증가 전망

팬데믹으로 인한 관객 감소 자구책이 되면서 확실히 굿즈 시장에 변화가 분 것은 확실하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굿즈 증정 여부가 영화 선택의 기준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팬데믹 이전에 비해 굿즈 증정 영화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는 대부분의 극장이 영화 관람 시 굿즈를 영화를 관람하면 무료로 증정하는 혜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를 제공할 순 없지만,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비중이 커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멀티플렉스 중 가장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건 오리지널 티켓으로, 메가박스는 '굿즈 맛집'으로 불린다. 오리지널 티켓은 2019년 7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영화관 시그니처 굿즈다. 2023년 11월 6일 기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92번째 오리지널 티켓을 선보였다.

오리지널 티켓, 미니 시네마ⓒ메가박스

메가박스는 오리지널 티켓을 비롯해 미니 시네마, 포스터 등의 굿즈를 만들 때, 대부분 배급사와 각 극장과의 논의 후 기획 제작해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배급사에서 굿즈로 사용 가능한 비주얼 에셋을 제공하고, 극장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방식이다.

개봉 영화 외 스테디 굿즈의 경우 다양한 협력사와 유통 채널을 통해 제작되기도 한다. 예로 올해 '디즈니 100주년’ 기념한 단독 굿즈 상품 출시했다. 이 밖에도 영화 외 생활용품, 캐릭터 테마(스펀지밥, 스누피 등) 관련한 다양한 상품을 제작해 관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영화를 단순히 관람하는 것을 넘어 ‘가장 잘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영화 중심의 그리고 창작 의도에 가장 걸맞은 시그니처 굿즈를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메가박스는 영화의 메시지, 아이템, 시각적 독창성, 느껴지는 감각 등을 모두 고민하고 아이디어 과정을 거쳐 오리지널 티켓 디자인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2023년 새롭게 론칭한 미니 시네마는 영사기와 필름을 상징하는 실제 미니빔과 스틸컷을 담은 필름으로 구성되어 어떤 공간이든 영화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굿즈다. 이처럼 시그니처 굿즈는 영화의 본질인 티켓, 영사기, 필름 등에서 그 의미를 찾아 영화 자체를 간직하실 수 있도록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에는 영화 티켓을 모으는 것으로 티켓이 굿즈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점차 영화 관람 행태도 온라인화되면서 이후 영화를 소장하고 싶어 하는 문화가 다양한 굿즈의 현태로 변화한 것 같다. 현재는 굿즈의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티켓의 형식을 넘어 영화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들이 추가되기도 하고, 영화 산업 외에 트렌드를 살펴보며 키링, 포토카드 등의 흐름에 맞춰 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스즈메의 문단속', 부국제 굿즈, '더 문' 웰컴팩, 아이유 아크릴 카드 ⓒ씨네샵

메가박스가 오리지널 티켓으로 유명하다면, CGV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굿즈샵 'CGV 씨네샵'으로 관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씨네샵은 2011년 CGV 청담시네시티에서 오픈된 후, 오리지널 포스터 및 DVD 등 영화 관련 제품을 판매했지만, 2017년 영화 굿즈샵으로 다시 태어났다. 씨네샵도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전국 23개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재 6개의 오프라인 매장이 남아있다.

씨네샵 관계자는 "영화관 내 위치한 영화 굿즈 스토어이다 보니 코로나 전후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코로나 전 1억 명의 관람객이 극장을 방문했던 시절에는 영화가 끝나고 가볍게 들러 손쉽게 사갈 수 있는 문구 카테고리의 상품들이 인기였다. 코로나 시기 이후부터는 가격대나 카테고리에 관계없이 명확하게 IP 팬덤에 따른 구매가 일어나는 것 같다. 오프라인 매장은 줄었지만, 온라인 채널을 론칭하여 더욱더 많은 고객분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메인 플랫폼은 물론 올해 4월 씨네샵 자사몰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과거와 현재 굿즈 소비량이나 구매 패턴에 대해 말했다.

씨네샵은 특별한 MOU는 없지만, 월트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한국 영화 대부분 IP 사와의 계약을 통해 굿즈를 제작한다. 극장 사이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개봉 예정 라인업을 접할 수 있고 콘텐츠, 굿즈 판매 관련 축적된 데이터로 IP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에 콘텐츠에 최적화된 론칭시기를 맞춰 굿즈를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이 CGV굿즈사업팀의 강점이다. 이 강점이 제대로 발휘된 사례는 '스즈메의 문단속'과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다.

지난 3월 씨네샵은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와 스티커를 판매했다. 라이브 쇼핑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고, 이후 진행된 온라인 스토어 추가 판매에서도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와의 컬래버레이션 굿즈도 성공적이었다. '파워 J 시네필을 위한 부산국제영화제 준비 세트'라는 이름으로 티켓 홀더, 가방, 인형 키링, 러기지 스티커 4가지 상품을 구성했다. 씨네샵 관계자는 "부국제 측과 사전 긴밀하게 논의해 왔던 건이다. 단순 굿즈를 만들어, 영화제 기간에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제 티징 효과 및 코어 타깃 팬들을 위해 영화제를 가기 위한 짐 싸기 키트 콘셉트로 진행했고 주효한 전략이었다. 내년에도 부국제와 협업할 예정이며 뿐만 아니라 더욱더 다양한 업계의 기업들과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씨네샵의 방향성은 국내 최대, 최다, 최초의 영화 굿즈 스토어이자 덕후들의 놀이터다. 이 관계자는 "영화관 고관여 관객분들을 위한 컬렉팅 굿즈류와 일반 관람객분들을 위한 재밌게 살 수 있는 랜덤 굿즈류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저희 굿즈사업팀은 영화 관람 외 즐길 거리, 방문 목적을 만들어내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상영 관객을 대상으로 상업 영화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멀티플렉스와 달리,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굿즈샵이나 온라인 플랫폼은 특 영화나 캐릭터에 중점을 두며, 개성화된 아이템을 판매한다.

을지로에 자리한 '금지옥엽'은 씨네필들의 성지다.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명작이라고 꼽히는 영화들의 굿즈를 포스터, LP, 엽서, 마스킹 테이프 등 다양한 형태로 만나볼 수 있다. 금지옥엽은 모두를 위한 극장 공정영화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모두를 위한 극장 공정영화 협동조합은 영화 종사자와 영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을지로 외 전주 완산구에서 '금지옥엽 무명씨네' 부산 중구에서 '금지옥엽 모퉁이극장' 운영되고 있다.

ⓒ을지옥엽 홈페이지

영화 관련 교육 문화 사업, 정책 포럼 등 다양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는 조합의 손에서 운영되는 만큼 금지옥엽은 영화를 관심사로 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하면서 만들어졌다. 지난해에는 멤버십 구독 서비스도 오픈했다. LP, 포스터, 서적 등 매 달마다 큐레이션 된 굿즈를 하나를 선택하면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각자 다른 모습으로 영화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지만, 향후 굿즈 산업을 전망하는 방향은 같았다. 모두 공통적으로 "팬덤 문화가 점차 커짐에 따라 단순히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관람 경험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고, 팬덤 문화가 두터워질수록 그에 따른 굿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바라봤다.

이어 “영화 굿즈가 여전히 일부 관객의 행태이지만 '바비' '겨울왕국 2' 등 일반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굿즈가 제작되면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관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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