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당분간 우승권 팀" 신구 조화 LG, 왕조의 길 열었다

배중현 2023. 11. 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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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우승만큼 중요한 건 세대교체에도 성공했다는 점이다. 왼쪽부터 유영찬, 신민재, 문성주, 백승현. IS 포토


신구 조화를 앞세운 LG 트윈스가 '왕조'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13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LG는 당분간 우승권에 있는 팀이 맞다. (시즌을) 예상할 때도 항상 우승 후보 중 한 팀이거나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되는 게 맞는 거 같다"고 평가했다. 박용택 위원은 2002년 데뷔부터 2022년 은퇴할 때까지 LG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선수 시절 LG를 대표한 프랜차이즈 스타였지만 그의 KS 경험은 2004년이 유일하다. 긴 암흑기를 지난 LG는 올 시즌 무려 29년 만에 KS 우승을 차지했다.

박용택 위원은 "10여 년 암흑기를 거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야구가 이런 게 아니구나'하는 걸 구단도 프런트도 느꼈다. 그때부터 하나하나 준비가 잘 됐던 거 같다"며 "지금은 1~2군이 잘 돌아가고 뎁스(선수층)가 두터운 팀이 됐다. 이제는 (우승 전력을 갖춘 만큼) 올해처럼 감동적인 우승은 없지 않을까 한다"며 LG의 우승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LG트윈스와 kt위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가 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황재균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신민재가 역동작으로 잡아 1루로 송구, 아웃시키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올 시즌 LG는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신민재(27)가 서건창(34)을 밀어내고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2년 연속 맹활약한 문보경(23)은 주전 3루수 자리를 굳혔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문성주(26)도 외야 한 자리를 차지했다. 박해민(33) 김현수(35) 오지환(33)을 비롯한 베테랑에 젊은 피의 활약이 더해져 내·외야의 짜임새가 더욱 단단해졌다. 투수 파트도 마찬가지다. 백승현(28) 유영찬(26) 등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은 고우석(25) 정우영(24)을 포함하면 불펜에 생동감이 돈다.

퓨처스(2군)리그에도 양질의 유망주가 적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망주를 꾸준히 관리, 육성한 덕분에 뎁스가 향상했다. 김경태 LG 투수 코치는 "내년에도 4~5명의 투수 중 두 명 정도는 (잠재력이) 더 터질 거로 생각한다. 백승현·유영찬은 물론이고 (신인 사이드암스로) 박명근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내년에 한 단계 올라올 거다. 좋은 선수가 또 나올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2023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투수 박명근이 6회 선발 켈리에 이어 등판 역투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7.06.


지난 시즌 뒤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했다. 개막전부터 신인 박명근을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출전 비중이 작았던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투입, 경험을 쌓게 했다. 염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한 건 2023년이었다. 납득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선수들이 지도 방향을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판단했다. 그런 면에서 부임 첫 시즌 해낸 KS 우승의 의미가 남다르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우승이) 더 큰 자신감을 만들어 주고 멘털적으로도 더 단단한 팀을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한다. (LG의) 구성은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다. 젊은 선수 한두 명만 더 키워내면 LG가 더 명문구단이 될 수 있고, 우승을 항상 노릴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수들도 공감한다. 포수 박동원은 "모든 선수가 우리가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겨울에 준비 잘해서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한번 열심히 해보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김현수는 "올라가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려운데 어려운 거 잘 해낼 수 있도록 한 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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