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도 세트도 어려웠다…삼성, 3분기 원가 오르고 재고 쌓여
삼성전기·삼성SDI도 수요 침체 직격탄…"내년부터 업황 회복"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여파가 올해 내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를 괴롭혔다. 수요 부진에 각 기업들은 주력 사업의 생산 물량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업계는 연말을 기점으로 전방 산업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 실적 개선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탄력적인 생산 조정에 나서는 동시에, 대대적인 미래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로 내년 반등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주요 삼성 계열사들은 수요 부진으로 올해 3분기 많게는 39%p까지 가동률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동률은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 비율이다.
삼성전자의 2023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TV·모니터 등 영상기기 실제 생산 대수는 3020만7000대로 전년 동기 3129만9000대와 견줘 3.5% 감소했다.
수요 감소 여파는 영상기기 뿐 아니라 휴대폰에도 미쳤다. 휴대폰(HHP) 실제 생산대수는 1억4579만8000대로 1년 전과 비교해 18.8% 줄었다. 가동률은 영상기기 75.6%, HHP 66.9%로 영상기기는 작년(75.4%)과 비슷했고 HHP는 5.3%p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제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마저 약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이 기간 TV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보다 3% 떨어졌고, 메모리의 경우 48% 추락했다. 그나마 스마트폰 가격이 13% 오르며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판매 가격은 떨어진 반면 원재료 가격은 올라 고스란히 부담으로 이어졌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주요 원재료인 모바일AP 솔루션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보다 28% 올랐다. 카메라 모듈 가격은 8%,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5% 상승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C) FPCA(연성회로기판실장부품) 가격은 5% 올랐으며 하만 원재료 중 SOC(시스템 온 칩) 가격은 10% 상승했다.
삼성전기도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삼성전기 사업부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을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을을 만드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제조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등 크게 3곳으로 나뉜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 비중이 올 3분기 기준 44.3%로 가장 많고, 뒤이어 광학통신솔루션(36.4%), 패키지솔루션(19.3%) 순이다. 이중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가동률은 이 기간 무려 39%p 떨어지며 57%에 머물렀다.
다만 컴포넌트 사업부와 광학통신솔루션 가동률은 각각 5%p, 10%p 증가한 70%, 68%를 기록했다. 생산실적이 늘었다는 것은 고무적이나 가동률이 70% 아래 머물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수요가 크게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삼성전기도 제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마저 약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실제 MLCC 평균판매가격은 전년과 비교해 17.8% 떨어졌고, 카메라모듈 가격도 0.7% 하락했다.
그런 와중에 원재료 가격마저 오르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었다. 광학통신솔루션 사업 부문 주요 원재료인 카메라모듈용 센서 IC 평균 매입단가는 전년 보다 7.1%,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 원재료 중 CCL(동박적층판)/PPG(절연성수지) 매입단가는 10.6% 늘었다.
삼성SDI도 수요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분기 에너지솔루션(소형전지) 가동률은 77%로 전년 동기와 견줘 11%p 감소했다. 소형전지 생산 감소는 생산능력이 늘어난 반면 생산실적은 작년 수준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및 금리 인상으로 소비 둔화가 이어지고,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기간도 늘어나면서 제조사들의 재고도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실제 삼성 계열사들의 재고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재고자산은 55조2560억원으로 작년 말(52조1879억원) 보다 3조681억원 늘었다. DX 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 재고는 줄었지만 반도체 업황 악화로 DS 부문 재고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DS 부문 재고자산은 4조6731억원 증가한 33조7307억원에 달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전체 재고 중 61%가 반도체 재고라는 의미다. 앞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설명회를 통해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고객사 사정과 달리 삼성의 반도체 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회복세에 시차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하만 재고자산도 2조3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삼성전기 재고자산도 전년 말에 이어 1조9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범용(레거시) 반도체 감산을 이어가는 한편,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투자 및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수요 개선 및 생산 조정으로 메모리 재고 수준은 5월 피크 아웃 이후 D램과 낸드 모두 감소중"이라며 "빠른 시간 내 재고정상화 구현 위해 추가 선별적 생산 조정 등 필요한 조치 지속해 실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D램 보다는 낸드 생산 하향폭을 더 크게 조정하겠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선단 공정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수익 개선 노력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춰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3나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2세대 제품 적기 개발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 시장 변화에 발 맞춰 고성능 컴퓨팅, 전장향 반도체, 5G,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응용처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기술 개발 계획이 적기에 이뤄질수 있도록 최대 규모의 투자도 지속한다. 1~9월 삼성 반도체는 첨단공정 증설·전환을 위해 33조4408억원을 투입했고, 디스플레이에는 1조5862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전기의 경우 고부가품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기는 전장용 고전압, 최고용량 MLCC를 개발했으며 차세대 CPU용 기판과 무선향 폴더블용 슬림 카메라,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도 개발했다.
삼성SDI는 중동, 유럽 등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리스크에도 자동차 회사들이 전동화 전략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 차별화된 기술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1~9월 836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2021년(8776억원) 수준에 맞먹는 수치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업도 지속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것과 더불어 최근에는 현대차와 6세대 각형 배터리인 P6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기간은 2026년부터 2032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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