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배민의 배달 기술 다 알려드려요"(종합)
'배달 사이언스(BAEDAL SCIENCE)', 올해 '우아한테크콘퍼런스(우아콘)'가 내건 슬로건이다. '한 번의 배달을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들'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배달 한 건을 처리할 때 매우 복잡한 기술들이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1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우아콘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매년 그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국환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달로 세상을 바꾼 배민은 이제 '기술'로 배달을 바꿔 나가고 있다"며 "우아한형제들이 마주한 난해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분야가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대로 배민은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고 고객의 배달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지속적으로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일례로 인공지능(AI) 배차 추천 기술을 활용해 라이더가 안전하면서도 빠른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최적의 배달을 매칭한다. 점주의 품을 덜어주는 AI 메뉴 분류 서비스, 주문 이력 등 행동 패턴을 분석한 개인화된 AI 추천 서비스 등도 개발했다.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배달 로봇 '딜리'를 개발해 로봇 배달 시대를 앞당기는 노력도 했다.
2020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4회째인 우아콘에선 이런 기술을 중심으로 53개의 세션이 펼쳐졌다. 그동안은 온라인 방식으로만 진행됐으나 올해는 참가자들이 현장에서 세션을 들을 수 있는 오프라인으로 처음 열렸다. 역대 최대 규모인 2만여 명이 사전 등록 신청을 했으며, 이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1800명의 관람객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우아콘에서는 기술 생태계 전반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우아한형제들이 치열하게 고민해 거둔 기술적 성과와 지식, 노하우를 구체적인 사례를 담아 전달하고 있다"며 "성공 사례는 물론 실패담도 기꺼이 나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콘퍼런스에선 배민의 새로운 기술적 시도를 들여다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알뜰배달'이다. 이기호 최고제품책임자(CPO)는 "많은 주문 수와 데이터, 기술을 바탕으로 동선을 최적화해 묶음배달을 제공하는 새로운 배달방식을 출시했고, 그게 바로 알뜰배달"이라며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효율을 높여 배달팁을 1361원 절감할 수 있었고, 이러한 효율화는 데이터와 경험이 쌓일수록 계속 발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묶음 배달 방식에서 어려운 배달 예상 시간 역시 배민이 올해 직면했던 문제다. 많게는 1분에 8000건 이상의 주문이 몰리는 상황 속에서 모든 주문 건에 대해 높은 배달 퀄리티를 보장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CPO는 "사용자와 가게의 거리, 조리 시간, 배달 가능한 라이더의 수, 날씨 등 70개가 넘는 요인들을 머신러닝, 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고 좀 더 정확한 배달 시간을 예측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 CPO는 "30만 개가 넘는 음식점과 1만 여개의 B마트 상품 탐색을 고도화하기 위해 주문내역과 같은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 추천을 진행하고, GPT 기술을 활용한 상황별 메뉴 추천을 도입하는 등 탐색을 돕기 위한 다양한 기능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이 이렇게 공들인 기술을 풀어놓는 것은 '공유'가 조직 문화의 큰 축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6년부터 기술블로그를 시작해 올해도 60여 편에 달하는 콘텐츠를 올렸다. 개발자를 양성하는 '우아한테크코스'도 운영 중이다. 2019년 1기부터 우아한테크코스 수료생의 취업률은 평균 90% 이상이다. 송재하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 지식, 경험은 물질과 달라서 나눈다고 줄거나 닳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고 깊어진다"며 "우아콘은, 지식 나눔의 장이지만, 그와 함께 우아한형제들 구성원들의 성장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우아콘 2023'에서는 백엔드, 프론트엔드,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데이터, 로봇, 보안, 디자인 등 14개 분야에서 총 53개의 개별 세션이 펼쳐졌다.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총 83명의 우아한형제들 임직원이 발표자로 참여했다. 행사 현장에는 우아한형제들이 자체 개발하고, 최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일대에서 배달 서비스를 개시한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음식 배달부터 퀵커머스까지, 약 2000만 명이 사용하는 국민 플랫폼이 된 배민의 여정을 기술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우아한형제들의 기술 공유 문화가 널리 전파되길 바라며, 배달 사이언스를 통해 고객 만족을 창출하는 플랫폼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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