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산타랠리 이어갈까…기관 투자 컴백, 미국 “오히려 좋아”

이지홍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8@mk.co.kr) 2023. 11. 1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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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내용은 최근 비트코인 랠리가 연말 또는 내년까지 지속될 수 있는지다. 예측은 쉽지 않지만 최근 대부분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먼저, 앞서 언급한 비트코인 3대 상승 요인 모두 ‘현재 진행형’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내년 3월까지 승인 여부가 가시화될 예정이고 비트코인과 증시 디커플링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반감기도 아직 오지 않았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현물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고 내년 4월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도 같이 작용해 추세적인 상승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높은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 변동은 생길 수 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큰손’인 기관 투자자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 중 하나다. 기관 투자자 유입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가 크게 늘었다. 올해 10월 CME 미결제 약정 규모는 35억8000만달러에 근접하며 2021년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결제 약정이란 선물·옵션 같은 파생상품 계약에서 아직 결제가 이뤄지지 않은 계약을 의미한다. 미결제 약정 규모가 늘어난다는 것은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투자 규모가 큰 기관 투자자는 일반적인 코인 거래소보다는 대부분 CME에서 거래한다.

기관 투자자 유입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코인베이스 프리미엄’과 ‘GBTC 프리미엄’도 오르는 추세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미국 기관 투자자가 주로 이용하는 거래소 ‘코인베이스 프로’ 가격과 타 거래소의 코인 가격 차이를 나타낸 값이다.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미국 투자자 매수 압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올해 8월 -0.16%에서 10월에는 0.12%까지 올랐다.

GBTC 프리미엄도 상승하고 있다. GBTC는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기 힘든 기관 투자자에게 돈을 받아 비트코인을 대신 구입해 증권 형태로 판매하는 그레이스케일 투자 신탁 상품이다. GBTC 프리미엄이란 GBTC 가격에서 실제 코인 시세에 해당하는 가격을 뺀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기관 수요가 다른 주체에 비해 강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올해 6월 -44%에 달했던 프리미엄 비율이 현재는 -12%대로 줄었다.

크립토 윈터를 거치며 문제시됐던 ‘비트코인 과매도(Oversold)’가 멈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2년간 수많은 코인 관련 기업이 여러 이슈로 파산하면서 어쩔 수 없이 시장에 나온 비트코인이 워낙 많았다. 2022년 5월 루나 사태 원흉이었던 ‘테라’, 글로벌 상위권 코인 거래소 ‘FTX’, 코인 대출 기업 ‘셀시우스’ 등 여러 기업이 줄줄이 파산 사태를 맞이했다. 이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보유해온 비트코인을 시장에 전액 매도했고 비트코인 시장 전체가 거대한 하방 압력을 맞이하게 됐다. 주요 크립토 기업의 비트코인 대량 매도와 시장 전체 이미지 추락 탓에 영세한 코인 스타트업 역시 잇달아 도산하면서 다시 비트코인 매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하지만 근래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고 시장이 어느 정도 신뢰를 회복하면서 과매도 현상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2022년 이후 파산 기업 비트코인 매도에 따른 ‘전염 리스크’로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며 “하지만 2023년 하반기 들어 점차 안정화되면서 시장에 과매도되는 비트코인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띄우려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최근 금 가격 급등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하고 싶어 한다는 주장이다. 금 가격이 오르면 비슷한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달러 선호가 줄어드는데, 금으로 향하는 유동성을 비트코인으로 유도하는 편이 미국 입장에서는 더 낫다는 논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최근 금융 시장 불안으로 중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크게 늘렸다. 외환보유고에서 미 국채나 달러 대신 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금보다는 각국 외환보유와 무관한 비트코인으로 유동성이 몰려야 그나마 미 국채와 달러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3호 (2023.11.08~2023.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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