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신 코인 ‘디커플링’
최근 불안한 미국 금융 시장 분위기도 비트코인 상승의 주재료다. 미 국채, 달러 같은 안전자산보다 비트코인이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시 하락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각광받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도 여기 한몫하고 있다. 전통자산으로부터의 ‘회피성 유입’이다.
치솟는 미국 국채 금리가 투자 시장 이탈을 부추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0월 5%를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눈앞에 뒀던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국채 금리 상승은 투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기업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곧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 면에서도 자본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 안정적인 이자를 보장하는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주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는 탓이다.
실제 최근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10월 16일부터 26일까지 열흘 동안 가파른 하락이 나타났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 빠졌고 S&P500은 5.3%,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4.6% 넘게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29.6% 뛰었다. 과거 서로 유사한 패턴을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과 미국 증시가 정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요 증시 지표와의 비트코인 상관계수도 떨어졌다. 코인 분석 플랫폼 ‘더블록’에 따르면 10월 31일 기준 비트코인과 나스닥 상관계수는 -0.71, S&P500은 -0.77까지 추락했다. 반면 금과 상관계수는 0.7까지 올랐다. 상관계수는 -1부터 1 사이 숫자로, 1에 가까울수록 둘 사이 상관성이 높다. 0.7부터 1까지는 특히 강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변했다는 방증이다. 한 블록체인 투자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등 기술주와 비트코인이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기술 테마를 공유하는 위험자산으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하지만 최근 증시와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기술주에서 코인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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