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반도체 기술 유출해도 보석…삼성·SK, '솜방망이 처벌'에 속앓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전 삼성전자 임원 A씨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기술 유출 범행의 수법이 교묘히 진화하면서 해외 각국이 선제적인 예방을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 양형 매우 낮아…최대 6년
지난 4년간 실형 약 10% 불과
관대한 처분에 해외 유출 급증
미국은 간첩죄 수준 처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전 삼성전자 임원 A씨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기술 유출 범행의 수법이 교묘히 진화하면서 해외 각국이 선제적인 예방을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수원지법 형사 14단독은 지난 10일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 보증금은 5000만원이다.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기초공정데이터(BED)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기술은 최소 약 3000억원, 최대 수조원 상당의 가치를 가진 영업비밀에 해당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등에 근무하며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던 A씨는 2015년 7월 싱가포르에 반도체 제조업체를 설립한 뒤 중국 청두시와 대만 전자제품 생산업체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국내 반도체 업계 인력 200여 명을 영입했다. 이는 산업기술 관련 인력 유출 중 최대 규모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그대로 본뜬 생산설비를 지으려 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술 유출 피의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또 다른 산업스파이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기술 유출 관련 합동회의가 있은 지 불과 이틀 만에 법원이 A씨의 보석을 결정하면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8일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등 10개 부처·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기술 보호 관련 합동 회의를 열고 '범정부 기술 유출 합동 대응단'을 출범시켰다.
기술 유출 범죄가 야기하는 피해가 매우 심각하지만 법에 명시된 형량에 비해 실제 선고되는 양형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술 유출 양형 기준은 기본 징역 8개월~2년에 가중처벌을 해도 최대 4년이며, 국외 기술 유출은 기본 징역 1년~3년 6개월에 가중 처벌을 해도 최대 6년에 불과하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명시된 최고형량인 국내 10년·국외 15년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제 2019년~2022년 사이 선고된 기술 유출 사건 중 실형은 약 10%에 불과하며, 작년에 선고된 영업비밀 해외 유출 범죄의 형량은 평균 14.9개월에 불과했다.
해외 각국의 사례와 비교해도 국내 처벌 수위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일명 '경제 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 in USA)'을 통해 국가 전략 기술을 해외로 유출시킨 범죄자를 간첩죄 수준으로 가중 처벌, 예방 효과를 높이고 있다. 대만도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해 '경제 간첩죄'를 적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관련법을 제정해 막대한 액수를 손해배상 청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 씨 사례처럼 핵심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며 "최 씨가 피의자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것은 아직 우리나라가 기술 유출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