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공격수 3인방, 주전 경쟁서 살아남을까

박시인 2023. 11. 1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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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황의조-오현규, 정통파 공격수들의 미래는?

[박시인 기자]

▲ 조규성 조규성이 지난 9월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클린스만호가 출범한 이후 단 한 차례도 변화하지 않은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3, 6, 9, 10월 A매치 소집 기간 동안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시티), 오현규(셀틱)를 제외한 어느 공격수도 클린스만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만큼 3명의 입지는 굳건하다.

지금까지 클린스만호가 치른 8번의 평가전에서 번갈아가며 시험대에 올랐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실전 무대다.

본격적인 닻 올린 클린스만호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1차전을 치른다. 이후 19일 중국 선전으로 이동해 21일 중국과 2차전을 갖는다.

앞선 8경기에서 치른 성적표는 3승 3무 2패. 초반 5경기에서 무승으로 주춤했지만 9월 사우디 아라비아전을 시작으로 10월 튀니지-베트남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 축구를 지향해온 바 있다. 최전방에 2명의 공격수를 놓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런데 정작 초반 5경기에서 4득점에 그치자 클린스만호의 공격 축구는 비판에 휩싸였다.

심지어 투톱을 놓는 전술은 오히려 넓은 공수 간격과 미드필드진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허리가 빈약하다보니 팀 밸런스가 무너졌고, 수비에서 공격으로 향하는 빌드업 역시 세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튀니지와 베트남을 상대로 총합 10득점을 양산하며 모처럼 시원한 공격력을 감상할 수 있었다. 3연승을 달리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채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에 돌입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 위르겐 클린스만 공격수 출신의 클린스만 감독은 시원한 공격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엎치락 뒤치락 치열한 주전 경쟁

클린스만호에서 가장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은 공격수는 조규성이다. 조규성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황의조에 밀려 벤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후반 교체 투입돼 좋은 활약을 보여주자 가나와의 2차전에서 깜짝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고, 멀티골을 터뜨렸다. 이후 포르투갈-브라질전에서도 선발로 나서며,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를 버티는 능력과 연계 플레이가 장점이다. 그러나 온 더 볼 상황에서의 파괴력이나 골 결정력은 다소 아쉽다. 클린스만호 체제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넣은 1골이 전부다.

2001년생의 오현규는 조규성, 황의조보다 후발 주자에 가깝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최종 26명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예비 엔트리로 벤투호에 합류해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3월 A매치에서는 오현규가 가장 주목받았다. 어린 나이 답지 않게 당돌한 플레이와 저돌적이고 파워를 두루 갖췄다. 콜롬비아-우루과이전에서 두 차례 교체 출전해 클린스만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으며, 6월 페루전에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오현규는 9, 10월 A매치 4경기 중에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교체 투입된 게 전부다.

반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과 유연함이 장점인 황의조는 오랜 기간 한국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각광을 받았다. 벤투호에서는 월드컵 첫 경기 우루과이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무산시키며, 이후 조규성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클린스만호에서도 다소 밀려있는 인상이 강하다. 황의조는 6월 엘살바도르전 1골, 10월 튀니지전 1골로 조규성보다 더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10월 A매치 2연전에서는 부진한 조규성보다 황의조가 좀 더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금 주전 경쟁에 불을 지핀 상황이다.

변수가 될 포메이션 변화

물론 이 3명의 공격수가 완전히 클린스만 감독을 사로잡았다고 보긴 어렵다. 저조한 득점력과 들쭉날쭉한 컨디션은 언제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한 가지 변수는 전술 변화에 있다. 최근 클린스만 감독은 4-4-2 대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사우디 아리비아전부터 3연승을 기록한 경기 모두 4-2-3-1 포메이션이 힘을 발휘했다.

2선 중앙에서 이재성(마인츠)가 엄청난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로 공격을 지원하고, 오른쪽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창의성이 시너지를 낸 바 있다. 앞선 평가전에서 넓은 공수 간격을 줄이고, 미드필드진에 숫자를 한 명 늘리면서 밸런스가 맞아 들어가고 있다. 

만약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과 더불어 이재성, 이강인을 동시에 기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자칫 정통 스트라이커들의 설 자리가 없어진다. 2선에 황희찬-이재성-이강인, 최전방에 손흥민이 포진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소속팀 토트넘에서 원톱으로 나서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3위에 올라있다. 황희찬도 기세가 무섭다. 왼쪽 윙 포워드와 전방을 오가며 6골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6위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창의성을 지닌 이강인, 공수에서 많은 활동량과 윤활유 역할을 해 줄 이재성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과연 월드컵을 위한 첫 여정인 싱가포르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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