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을 향한 딘딘의 10년 성장사 [D:인터뷰]

박정선 2023. 11.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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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도가 터 있을 줄 알았는데, 진짜 별거 아니더라고요. 사실 10년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지 못한 건 사실이에요. 당연히 미래 계획도 없었고요. 생각 없이 살아줬던 그때의 딘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슈퍼벨컴퍼니

가수 딘딘은 첫 출발부터 여느 가수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2013년 엠넷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2’에서 처음 대중에 얼굴을 알렸을 때, ‘엄카’(엄마 카드) 찬스로 생활한다던 철부지 소년을 눈여겨본 건 예능계였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침없는 단어 선택을 하면서도 밉지 않은 이 캐릭터를 놓칠리 없었다. 예능인인지, 가수인지 스스로도, 대중도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예능인 아니냐’는 댓글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결국은 자신의 과오 안에서 답을 찾아내는 딘딘이다. 딘딘을 더 단단한 사람이 되도록 도운 건 ”본업을 놓으면 안 된다“는 양세형의 한 마디였다. 그렇게 딘딘은 1년에 적게는 3장, 많게는 5장의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고, 3년이 넘게 라디오 단독 DJ를 하고 황금시간대 예능프로그램의 고정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제법 안정감을 찾은 듯 보였다.

“본업을 놓고 연예인이 된다는 것에 신나있었던 게 사실이죠. 그 질문을 받고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그 말을 계기로 조금씩 변했던 것 같아요. 제 안의 변화를 알아차렸을 땐 충격적이었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정말 많이 변했어요. 사실 변해야 하긴 했죠. 하하. 어린 시절엔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싶고, 사람들 만나는 데 거리낌이 없기도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를 위해서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없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나를 먼저 돌보고 강해져야했어요.”

물론 본업을 ‘잘’ 한다는 것이 쉽진 않았다. 그의 말대로 “대중은 음악을 음악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가 방송으로 아무리 인지도를 쌓았더라도, 그 인지도가 음악적 평판에까지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본업에 거리를 뒀던 터라 다시 집중하기 위해선 방향성부터 다시 설정해야 했다.

ⓒ슈퍼벨컴퍼니

“자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과거엔 제 노래를 듣는 게 힘들었어요. 솔직히 별로였으니까요. 막상 다시 시작하자니 엄두도 나지 않고, 계속 회피했던 것 같아요. 같이 데뷔한 다른 가수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이젠 술 취해도 제 노래만 들어요(웃음). 남들은 몰라준다고 해도 발전해 나가는 스스로를 보면서 굉장히 뿌듯해 하고 있어요. 이게 노력을 쏟은 대가인가 싶기도 해서 행복하기도 하고요. 아직은 한참 모자르지만요(웃음).”

말그대로 ‘노력’의 결과였다. 딘딘은 기본기부터 다시 다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근 발성법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매드클라운과 함께 랩 스터디를 꾸리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왔지만, 더 단단해지기 위함이었다.

“가수들에게 연습생 기간이 왜 필요한지를 알 것 같더라고요. 저는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세상에 내던져 진 케이스니까요. 물론 과거를 후회하진 않아요. 연습생 기간이 있었다면 지금의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저는 없었을 테니까요. 그 당시의 제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경험들을 하면서 점점 내 자아를 찾아가고, 깎아가면서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인생엔 무조건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무한도전’에 출연하게 된 것도,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예상치 못한 호응을 얻은 것도 그리고 갑자기 ‘1박 2일’의 고정 출연자가 된 것도 어느 것 하나 예상에 없던 일이었다. “지금껏 예상한 대로 흘러갔던 일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딘딘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쌓여 만든 10년의 기록은 그가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가져다 준 것은 분명하다.

“이제 겨우 10년이잖아요. 음악에는 영감이 필요한데, 그 한계가 너무 빨리 찾아오지 않았으면 하고, 계속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지치지 않도록 해야죠. 사실 앞으로는 나만 조심하면 더 오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요. 그 안에서 좋은 음악도 나오는 거고요. 제일 어려운 꿈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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