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CPI둔화에 일제히 랠리...나스닥 2.37%↑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14일(현지시간) 예상을 밑돈 소비자물가지수(CPI)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89.83포인트(1.43%) 오른 3만4827.7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4.15포인트(1.91%) 높은 4495.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26.64포인트(2.37%) 상승한 1만4094.38에 마감했다.
S&P500에서 11개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부동산 관련주는 5%대, 유틸리티와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3%이상 뛰었다. 홈디포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 힘입어 전장 대비 5%이상 올랐다. 엔비디아는 2%이상 상승해 랠리를 이어갔다. 테슬라도 6%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보스턴 프로퍼티스와 솔라에지 테크놀로지는 각각 10%이상 뛰었다.
시장은 이날 오전 공개된 CPI 보고서를 소화하며 랠리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직전월 상승폭(3.7%)보다 크게 둔화한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3%)도 하회했다. 10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보합에 그쳐 9월 상승폭(0.4%)과 시장 예상치(0.1%)를 모두 밑돌았다.
이는 즉각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긴축 종료 전망과 골디락스 기대감을 강화시켰다.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4.44%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82%선으로 밀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10년물 금리 낙폭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 신청을 한 3월17일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5%가량 내려 104.0선을 나타냈다.
카슨 그룹의 소누 바게스 글로벌 시장전략가는 CNBC에 "내년 상반기 잠재적 금리 인하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촉발할 CPI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시트 픽스드 인컴 어드바이저의 브라이스 도티는 "다음 Fed의 조치는 추가 금리 인상이 아닌, 내년 여름 금리 인하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현 5.25~5.5%에서 동결할 가능성을 99.8% 반영 중이다. 이러한 동결 전망은 전날 85%대에서 이날 오전 CPI 공개 후 잠시 100%를 찍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층 커졌다. CPI 공개 전만 해도 내년 6월 피벗에 돌입, 총 3차례 금리 인하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우세했으나, 이보다 더 이른 5월부터 4차례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베팅이 확대됐다.
다만 Fed 안팎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Fed 내 대표적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PI 보고서에 대해 "진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갖고 있는 굴스비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길에는 항상 약간의 장애물이 있다"면서 2% 물가안정목표 달성까지의 남은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경계했다.
같은 날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웨스트민스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2%로 완만하게 가고 있음을 확신할 수 없다"면서 "인플레이션 수치는 낮아졌지만,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코로나19 시기 가격 급등이 부분적으로 되돌린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인 수준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서비스 인플레이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들은 커지는 시장의 피벗 기대가 자칫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기반한 경고로 해석된다. Fed 출신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완화 추세인)인플레이션이 역전돼 잘못된 길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고 여전한 인플레이션 재반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지난 12개월간 보아온 좋은 디스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여전히 FOMC의 리스크"라며 "그들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에는 도매물가 격인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의 소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 지표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10월 소매판매는 0.1% 감소가 예상된다. 앞서 9월까지 약 3개월 간은 전년 대비 0.9% 증가세를 보여왔었으나, 이달 큰 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러한 소비 둔화는 Fed의 긴축 종결 전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증시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이날 홈디포에 이어 타깃, 월마트 등 이번주 소매업체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금융시장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앞서 미 의회가 가까스로 통과시킨 임시 예산안은 오는 17일 마감시한을 앞두고 있다. 그전까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당내 강경파가 반대하는 임시예산안 처리를 민주당과 합심해 처리할 예정이다.
이밖에 다음 날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17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대면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내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는 보합 수준에서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보합인 배럴당 7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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