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농구만 하면 안 된다”…이해란에게 내려진 ‘수비력 과제’

김명석 2023. 11. 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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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삼성생명 이해란(왼쪽)과 인천 신한은행 김소니아. WKBL 제공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과 용인 삼성생명의 경기, 김소니아와 이해란이 자리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WKBL

“에이스로 크려면 수비까지 갖춰야 합니다.”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은 김소니아(인천 신한은행)의 매치업 상대로 이해란(20)을 지목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의 맞대결을 앞둔 자리에서다. 프로 3년차 이해란에게 김소니아는 버거울 수밖에 없는 매치업 상대. 임 감독은 그러나 “그래도 맡겨야 한다. 계속 커야 하는 선수이자, 팀의 중심이 돼야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해란이 팀의 에이스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는 임 감독의 마음이 담겼다. 상대 에이스들과 계속 맞서봐야 수비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임근배 감독은 “반쪽 농구만 해서는 안 된다. 공격과 수비를 다 할 줄 알아야 한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수비력이 안 되면 힘들다. 공·수를 같이하는 다른 에이스들처럼 수비까지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신한은행도 이해란의 매치업 상대로 김소니아 카드를 꺼내면서 둘의 맞대결에 불꽃이 튀었다. 이해란의 공격 능력은 김소니아 앞에서도 빛을 발했다. 3점슛 2개를 포함해 무려 31점. 야투율은 85%에 달했다. 31점은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개인 최다 기록이었다. 치열했던 4쿼터엔 팀의 16점 중 10점을 홀로 책임졌고, 연장전에서도 결정적인 외곽포를 포함해 5점을 더했다. 치열한 연장 접전 끝 팀의 89-84 승리로 환하게 웃었다.

용인 삼성생명 이해란이 1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다만 수비력에선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해란도 눈부신 활약을 펼쳤지만, 그의 매치업 상대였던 김소니아는 무려 42점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여자농구에서 국내 선수가 40점 이상을 올린 건 2009년 김계령(당시 우리은행·45점) 이후 14년 만의 대기록. 팀 패배로 빛이 바랬을 뿐 김소니아의 이날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반대로 그의 매치업 상대였던 이해란은 수비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임근배 감독이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고도 “반성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친 가장 큰 이유 역시 수비에 있었다. 특히 김소니아에게 42점이나 허용한 게 뼈아팠다. 임 감독은 “물론 김소니아는 쉽게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대신 경기 전에 ‘수비를 이렇게 하자’고 주문한 부분이 있었다. 이를 집중해 줬다면 그 정도까진 점수를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해란을 콕 집어 아쉬움을 전했다.

이해란도 이를 악물었다. 그는 “(김)소니아 언니는 막기가 어려웠다. 힘이 다르니까 벅찼다. 파울 트러블까지 있어서 더욱 신경이 쓰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버거운 상대이긴 했지만 그래도 김소니아와 치열하게 맞선 것만으로 귀중한 경험이 됐다. 임 감독 역시 “결국 이렇게 자꾸 당하면서 직접 느껴야 한다”고 했다. 이해란이 공격에 수비까지 되는 에이스가 되기 위한 길을 앞으로도 계속 걷게 하겠다는 뜻이다.

인천=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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