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로 혼구녕?…이맘때 커지는 층간소음, 보복 땐 무덤 판다
" 수능 6일 남은 수험생인데 수면 패턴 유지 못 하고 깼어요. 책상 올라가서 천장 몇 번 두들긴 게 30분 전인데 보복소음인지 아직도 너무 시끄러워서 눈물 날 것 같아요. -수험생 A씨 "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층간소음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다. 14일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민원은 2707건으로 한 달 전(1800건)보다 50%가량 늘었다. 여름철엔 줄어들던 층간소음 민원이 10월 들어 날씨가 쌀쌀해지자 다시 급등한 것이다. 겨울철 민원 건수는 한 달에 평균 4000건 이상으로 2000건 안팎인 여름철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은 “겨울철이 되면 소음을 내는 사람과 소음을 듣는 사람 모두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층간소음 갈등도 커지게 된다”며 “(난방을 위해) 창문을 닫아 두면 소음이 밖으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실내에서 돌게 돼서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 층간 소음 갈등은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 16일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중에는 소음으로 인해 수면 장애까지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수험생이 있는 집이라고 얘기를 했지만, 여전히 윗집에서는 쿵쿵대면서 뛰어다닌다. ‘(자녀가) 수험생 돼서 똑같이 당해봐라’고 기도한다”고 하소연했다.
층간소음 민원 10년 새 4배 증가…보복소음도 진화
“보복하려면 무덤 두 개 파야” 층간소음 전문가의 경고
차 소장은 “층간소음에 보복하려면 무덤을 두 개 파놓고 시작해야 한다. 한번 시작되면 양쪽이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보복 소음이 순간적으로 효과를 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폭행 같은 형사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양측이 협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층간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수면 장애나 중증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광민 마인드랩공간 원장은 “층간소음 갈등이 발생하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외에도 피해자와 가해자 간에 대립 관계에서 오는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며 “층간소음으로 인한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우울증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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