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월 소비자물가 3.2% 상승… 인플레 진정세 금리동결 여지 커져

근원 CPI 상승률도 전망치 밑돌아

지난 4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소매점에 세일 표지판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로 나타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확인되면서 다음 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여지가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지난달 CPI가 전년 대비 3.2% 올랐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상승 폭이 전월(3.7%)보다 0.4% 포인트 낮아졌다. 이번 CPI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3.3%)보다 0.1% 포인트 낮았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0%로 시장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밑돌았다. 지난달(4.1%)에 비해서도 둔화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블룸버그는 “연준 목표(연 2%)와는 아직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점진적 진전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가의 전반적 진정 추세가 확인되면서 시장에선 연준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 사이에서 12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97%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을 끝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금리 인하 시기를 놓고 의견은 엇갈렸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가 이어지면서 내년 3월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연말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2.5∼2.75%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가 내년 2분기 침체에 진입할 경우 2025년 초에 최종 금리 수준이 1.25%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추측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이끄는 경제분석팀은 최근 발간한 ‘2024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내년 6월 첫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4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이어져 2025년 말 기준금리는 2.25~2.50%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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