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24년·15년 무관…응답하라, 롯데·한화·키움

롯데 자이언츠는 31년이다. 한화 이글스는 24년, 키움 히어로즈는 15년이다.

프로야구 3개 구단이 우승하지 못한 시간이다. 29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LG 트윈스처럼 이들 3팀도 한풀이를 할 수 있을까.

김태형

13일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뒤 LG 트윈스 팬들은 밤늦게까지 잠실을 떠나지 못했다. 야구장 주변 노점은 물론 신천 일대는 우승의 환희를 즐기는 LG 팬들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이들을 바라보며 가장 부러워하는 건 ‘부산 갈매기’ 들이다.

롯데는 LG보다 정상에 오른 지 더 오래된 경우다. 최동원이 역투를 펼친 1984년, 염종석이 활약한 1992년 각각 우승했다. 이후 30년이 훌쩍 지났다. 한국시리즈 진출도 1999년이 마지막이다. 2008년부터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이후엔 11년 동안 단 한 번(2017년)밖에 진출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초반 9연승을 달리며 선두 다툼을 벌였지만, 결국 7위(68승76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다. 4년 전 팀 개혁을 위해 영입된 성민규 단장도 물러났다.

최원호

한화 팬도 우승에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다. 한화는 창단 초기 준우승을 4번이나 했다. 그러나 1999년 롯데를 꺾고 처음으로 정상을 밟았다. 괴물 신인 류현진이 입단한 2006년에도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3위에 오른 뒤에는 다시 9위-10위-10위-10위-9위로 몰락했다.

키움 팬은 그나마 꺼낼 추억도 없다. 2008년 KBO리그에 합류했지만,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9구단 NC 다이노스(2020년), 10구단 KT 위즈(2021년)가 먼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걸 지켜봐야 했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홍원기

세 팀은 모두 변화 중이다. 롯데는 시즌 종료 후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년)을 이끌었던 우승 청부사 김 감독을 모셔왔다. 롯데는 최근 3~4년 사이 유망주를 많이 끌어모았다. 김태형 감독이 지도력을 발휘한다면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영입해 리빌딩을 진행했던 한화는 지난 시즌 최원호 감독을 선임했다. ‘윈나우’를 위한 첫걸음이다. 올 시즌 9위에 그치긴 했지만, 최근 5시즌 중 가장 높은 승률(58승6무80패, 0.420)을 기록했다.

키움은 홍원기 감독이 유임됐지만, 내년에도 전망이 밝진 않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팀을 떠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