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로 표현해야 하나…기후변화, 일본 하이쿠 시인에 문제인 이유
17음절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전달하던 일본의 하이쿠 시인들이 기후변화로 사용할 단어를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계절이나 날씨와 관련한 관용적 표현이 기후변화 탓에 통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기후 위기로 각 계절의 모습이 달라지며 일본 하이쿠 시인들이 사용하던 표현들이 의미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쿠는 일본을 대표하는 운문의 갈래로 총 17음절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인 하이쿠는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인 키고(季語)를 포함한다.
문제는 일본의 기후가 과거와 달라지며 예로부터 전해지던 관용적 표현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일례로 모기는 여름 전체를 한 단어로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는 시어였지만, 가을에도 모기가 활동해 이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겨울 추운 나날 중 위로와 편안함을 주는 하루를 뜻하는 ‘코하루비요리’도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의미를 잃었다.
이에 국제 하이쿠 협회의 기무라 토시오는 “하이쿠는 이런 현상에 적응할 것이다. 하이쿠의 목적은 계절 자체에 대한 찬양이 아닌 자연의 변화를 통한 인간의 본질 탐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이쿠 전문 시인 에츠하 히로세는 “여름의 끝이 늦어지는 현상 또한 기존 단어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공감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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