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본토 핵시설 핵공격 받으면 100만~200만명 방사선 피폭 사망”

배재성 2023. 11. 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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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핵 공격 시 평균 방사선 피폭량 예측. 사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홈페이지 캡처

미국 본토 핵무기 시설이 핵 공격을 받는다면 100만~200만명이 방사선 피폭으로 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는 또 약 3억명이 연간 피폭 한도의 최소 1000배에 달하는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프린스턴대 과학·글로벌 보안 프로그램 세바스티앵 필리프 박사는 13일(현지시간)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서 미국 내륙의 핵무기 시설이 핵 공격을 받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필리프 박사는 핵무기를 모니터링하고 핵폭발 영향을 모델링하는 방법을 개발해 왔다.

이 연구는 2030년대 중반까지 1조5000억 달러를 투입해 구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현대화하는 미국 정부의 계획에 대한 특집 기사 중 일부로 소개됐다.

미군은 콜로라도·와이오밍·네브래스카·몬태나·노스다코타 등 5개 주의 지상 발사 ICBM 발사시설(사일로)에 있는 미사일 미니트맨3 450여기를 차세대 ‘센티넬’(Sentinel, LGM-35A) 미사일로 교체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세바스티앵 필리프 박사. 홈페이지 캡처


필리프 박사는 미사일 유도시스템의 발달로 위치가 고정된 육상 무기는 공격에 취약해지는 반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은 보호가 훨씬 잘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상 무기는 시간이 갈수록 외국 공격을 빨아들이는 ‘스펀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필리프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2021년 고해상도 기상 데이터와 모델링 기법을 사용해 예상 사망자 수와 방사선 피폭량 등 북미 전역의 인구와 지역 주민에 대한 방사선 위험을 구체적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담은 지도는 날씨 패턴 변화에 따라 낙진 및 사망자 수가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가장 위험한 지역은 어디인지, 북미 전역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등을 잘 보여준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지역별 방사선량이 급성 방사선 증후군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인 1㏉ 이상인 곳이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미 전역과 캐나다 남부, 멕시코 북부까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바람 방향에 따라 몬태나·노스다코타·네브래스카 등 미사일 발사 시설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지역이 최대 방사선량 1㏉~84㏉를 기록, 지역 주민 대부분이 심각한 수준의 방사선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사망자는 최악의 경우 100만~200만명에 달하고 추가로 미 전역에서 3억명이 연간 방사선 피폭 한도의 1000배인 1㏉ 이상 방사선량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로라 헬무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장은 “방사선 위험 가능성을 전례 없이 상세하게 담고 있는 이 지도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면서 “바로 이것은 우리가 감수해야 할 위험이 아니고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는 길에서 한 발짝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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