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UFC의 재미에 한 발 더 ‘UFC 5’

조광민 2023. 11. 1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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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에서 27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한 남자가 보여준 모습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8각의 링에서 펼치는 종합 격투기 UFC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정찬성 선수가 맥스 홀로웨이에게 패배하고 은퇴를 공식 발표한 것이다.

울지 않을 것이라던 정찬성 선수는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고, 그의 모습에 현장의 팬은 물론 방송으로 지켜보고 있던 수많은 팬도 ‘코리안 좀비’의 마지막 행보에 큰 박수를 보냈으리라 본다.

UFC 5

그리고 정찬성 선수의 은퇴와 함께 생각나는 게임이 하나 있었다. 바로 EA 스포츠가 2014년부터 약 2년 주기로 선보이고 있는 UFC 시리즈다. 시기상 정찬성 선수의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전에 5편이 나오고도 남아야 했지만, 이번에는 출시까지 3년이 걸리면서 지난 10월 27일 발매됐다.

플레이스테이션5와 게임을 켜고 이런저런 변화를 알아보기 전에 일단 정찬성 선수를 선택하고 상대를 맥스 홀로웨이로 설정해 복수에 나섰다. 결과는 1승 2패. 게임임에도 맥스 홀로웨이는 너무나 강했다. 오랜만에 시리즈를 즐겼다는 것을 핑계로 게임을 다시 하나둘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찬성 선수
복수를 했다.

먼저 게임의 엔진이 이그나이트에서 프로스트바이트로 변경됐다. FIFA16이나 NHN21 등 EA의 과거 작품에 주로 사용됐던 이그나이트를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UFC 시리즈의 경우 1:1 대전이 중심인만큼 이그나이트 엔진으로도 훌륭한 그래픽을 보여줬었다. 특히, 애니메이션 기술인 리얼 플레이어 모션(RPM) 테크를 활용해 더욱 실제와 같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구현해 왔었다.

이번에는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으로 변화를 택했고, 별도의 성능 모드 선택 없이도 초당 60프레임의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비주얼적으로 보여지는 완성도야 이미 UFC 3편에서부터 훌륭했었고, 이번 UFC 5 역시 뛰어나다.

게다가 이번 작품의 경우 시합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상처로 인해 게임 양상이 크게 변화한다. 게임 그래픽은 이 부분을 실시간으로 잘 표현해 준다. 또 링 안에 뿌려진 혈흔이나 라운드 종료 후 하이라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선수들이 치고받는 주먹이나 킥의 타격 효과를 눈으로 보여주는 땀의 연출 등도 좋다.

전작을 즐겨봤다면 적응에 큰 무리는 없다.
무제한급 대결도가능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현역 선수들의 묘사는 물론 무하마드 알리,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표도르 예멜리야넨코 등 과거 격투기 스타 선수들도 만나볼 수 있으며 이들의 묘사들도 좋은 편이다. 과거 스타들에 좋은 기억을 가진 게이머라면 반가운 부문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조작은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플레이스테이션 기준 네모와 세모는 주먹, 엑스와 동그라미 버튼은 다리다. 여기에 L1과 R1을 활용해 머리를 노리는 공격을 펼칠 수 있고, L2를 통해 바디를 공격할 수 있다. R2는 블록에 사용되며 R2는 머리 공격을 R2와 L2를 같이 누르면 바디 공격을 블록 한다. 여기에 동그라미와 엑스를 같이 눌러 스피닝 공격을 발동하는 식이다. 현재 취한 자세가 오소독스냐 사우스포냐에 따라서 입력이 반대로 변화한다.

서브 미션이나 그라운드는 정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테이크 다운 이후 그라운드가 시작되면 이것저것 잘 몰라도 스틱을 이리저리 움직이면 자동으로 어시스트해준다. 그라운드 기술이 중요하지만, 표현이 쉽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부분이다. 과거에는 연타를 하기도 했었고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 방향을 따라가는 등의 방식도 있었다.

그라운드도 게임의 묘미
정신없이 굴러다닌다.

이번 작품의 경우는 어시스트 모드를 통해 편하게 입문이 가능하며, 그라운드에 익숙해질 때쯤 레거시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더 세세하게 조작할 수 있는 레거시 모드를 익히는 것이 좋다. 하이브리드는 어시스트와 레거시 모드의 중간 형태로 기술이 어렵지 않게 발동된다.

종합 격투기의 경우 타격은 물론 그라운드 컨트롤이나 서브미션 기술이 가진 비중이 크기에 그라운드를 날리면 게임의 절반을 날리는 것과 같으니 꼭 게임 플레이를 통해 연습하고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아울러 전투 전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태미나 관리에 있으니 스태미나도 꼭 신경 쓰면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자.

UFC 3 이후 사라진 얼티밋 팀 콘텐츠는 이번 작품에도 없다. 그래서 역시 핵심은 커리어 모드다. 선수를 생성해 UFC 입성 전인 백야드부터 시작해 UFC 챔피언까지 키워나갈 수 있고, 기존 선수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백야드에서 시작해
육성을 거쳐
챔피언에 등극했다.

기본적으로는 시합 전 주어진 시간 동안 스파링이나 선수를 초청해 기술을 배우면서 에볼루션 포인트를 획득해 선수를 육성해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킥의 파워나 속도 등과 같은 능력부터 선수가 가진 기술 등 다양한 부분을 육성하며 커리어 모드를 즐길 수 있다. 또 커리어 모드 중간마다 연출도 등장하고 소셜 미디어 활용 등 요소들도 준비돼 있다. 전작처럼 한국어화도 되어 있어 게임을 즐기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커리어 모드의 경우 경기를 하면 할수록 선수 생명이 깎이는 식으로 설계되었고, 연습 과정에서 부상을 얻기도 해 기껏 키워놨던 능력치에 페널티가 생기기도 한다.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신경 쓸 것이 한둘이 아니다.

이번 UFC 5 주요 특징 중 하는 실제 UFC 이벤트와 관련된 새로운 파이트 위크 시스템이 도입된 것이다. 해당 메뉴를 통해 실제 UFC 경기들이 제공되며 난도에 따른 챌린지도 제공한다. 진짜 UFC의 재미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여성 파이터도 등장
파이트 위크 화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반 경기 모드에서는 체급과 상관없는 무제한급 경기도 즐겨볼 수 있으며, 여성 파이터들도 등장한다. 커리어 모드도 여성 선수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인터넷상에서 우스갯소리로 퍼졌던 유명 아이돌의 격투 잠재력이 아까웠던 이용자라면 파이터로 생성해 즐기는 것도 새로운 재미를 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UFC 5의 경우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라면 여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다만 긴 시간 끝에 등장한 작품이지만, 전작보다 엄청난 변화 포인트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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