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값, 내고픈 만큼" 고물가 이벤트 연 빵집, 의외의 결과

지난해 11월 30일 파리 한 빵집에서 직원이 바게트를 담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프랑스에서 고물가로 빵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손님들에게 바게트 값을 스스로 정하게 한 빵집이 등장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북부에서 빵집 체인점 ‘마마트’를 운영하는 막심 르페브르는 매장 3곳에서 11월 한 달간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바게트값을 고객이 60센트(한화 약 852원) 이상 선에서 직접 정하도록 한 것이다.

르페브르는 “바게트는 기본 생필품”이라며 “지금은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르페브르에 따르면 20~25%의 고객은 하한선인 60센트를 냈으며, 10~15%의 고객은 80~90센트를 냈다.

그런데 대다수는 원래 가격인 1유로(약 1400원)를 내고 바게트를 사 갔다.

일부 고객은 이 이벤트가 한 달 이상 지속돼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원래 가격보다 비싼 1.50유로를 내기도 했다.

한 손님은 “평소 가격대로 지불했다”며 “곤경에 처한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르파리지앵에 말했다.

지난 1월 23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제빵사들이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영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우려하며 시위에 나섰다. AP=연합뉴스

프랑스인들에게 주식인 바게트는 가격이 1유로(약 1400원) 안팎에 형성돼 있으나, 지난해부터는 밀가루·버터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전기료까지 오르면서 값이 크게 올랐다. 비싸게는 1.70유로나 2유로에 달하는 바게트도 등장했다.

이에 지난 1월 제빵사 수백 명은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파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