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비운의 여걸’ 이수인 한국 에코페미니즘으로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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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이라는 천민 출신 여성이 있다.
이수인은 최시형이 경기도 이천의 앵산에서 행한 수왕회에서 여성 리더 역할을 했고, 당시 동학이 열어야 할 새로운 지혜로서 엄마의 마음, 밥이 아닌 밥 짓는 과정의 중요성, 아이를 잉태하는 여성의 월경혈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전시기획자 김남수씨가 묻혀 있는 여성 서사의 주인공 이수인을 수면 위로 끌어내 에코페미니즘 전시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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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군·조영진 등 작가 15명 참가 눈길
이수인이라는 천민 출신 여성이 있다. 구한말 격동기 최제우, 최시형에 이어 3대 교주감으로 지목됐지만 고부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동학 혁명이 관군에 의해 진압 당한 이후 27세의 나이에 비극적 죽임을 당했다. 그를 불러낸 것은 김지하다. 김지하는 저서 ‘수왕사(水王史)’에서 이수인의 삶과 가르침을 기록하고 있다. 이수인은 최시형이 경기도 이천의 앵산에서 행한 수왕회에서 여성 리더 역할을 했고, 당시 동학이 열어야 할 새로운 지혜로서 엄마의 마음, 밥이 아닌 밥 짓는 과정의 중요성, 아이를 잉태하는 여성의 월경혈 등 세 가지를 강조했다.
전시기획자 김남수씨가 묻혀 있는 여성 서사의 주인공 이수인을 수면 위로 끌어내 에코페미니즘 전시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5가길 자하미술관에서 하는 ‘물의 왕’ 전시에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에코페미니즘은 베니스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국제적인 전시에서 새로운 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에코페미니즘은 자연 파괴는 인간 중심성이 아니라 남성 중심성 탓으므로 돌봄, 양육, 직관성 등 여성과 연관되는 속성을 통해 전 지구적 재앙을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도 에코페미니즘 전시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서구의 신화에 기대되는 게 아니라 한국의 묻힌 서사를 불러내 한국적 에코페미니즘 전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 우수전시지원을 받아 권군, 조영진, 안상수, 임민욱, 홍이현숙 등 15명의 작가가 초청됐다.
리투아니아 고고학자 마리야 김부타스가 여성성으로 해석한 신석기 시대 토기에 새겨진 소뿔 문양을 오마주한 권군 작가의 조각 작업, 조영진 작가가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이수인의 초상을 입체파적으로 분절시켜 그린 초상화 등을 볼 수 있다. 마고할미 전설을 품은 바위를 찍은 정정호 작가의 사진, 홍이현숙 작가가 폐경 이후 여성들을 찍은 ‘19금(禁)’ 영상 ‘장수탕 탕 탕’, 비닐하우스에 포위된 앵산의 모습을 시각화한 정기현 작가의 설치 작품 등 장르가 다양하다. 전시는 28일까지.
글·사진= 손영옥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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