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계 의사, 의료를 과학으로 넓히는 의학자"
'임상의사와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융합'
"의사가 왜 헬스케어 기업에 오냐는 말에는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의학자가 헬스케어 기업에 있다는 개념이 좀 더 명료한 것 같습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의사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의사들도 의학자로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합류해 업계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강 대표 역시 의사로,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거쳐 웰트를 창업했다. 웰트는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DTx) '웰트(WELT)-I'를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호 DTx 품목허가를 받았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이날 '임상 의사와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융합: 미래를 위한 새로운 선택'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한국바이오협회와 민트벤처파트너스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후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의사 출신으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합류한 인사들이 발표에 나섰다. 강 대표를 비롯해 주제발표에 나선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와 김은경 에이비엘바이오 임상의학개발본부장은 모두 의사 출신이다.
강 대표는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의사들이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학을 전공한 만큼 인체 구조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과 헬스케어 산업을 융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DTx를 개발할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디지털 헬스케어는 '디지털'과 '헬스케어'라는 수평과 수직의 통합"이라며 "(의사로서) 통역사 역할을 하면서 수평과 수직의 통합을 엮어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의학자로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합류할 수 있다는 강 대표의 조언이다. 강 대표는 "의학자는 의사 면허를 가지고 환자를 만나는 역할보다는 의료의 영역을 새로운 수단과 방법을 도입해 과학으로 넓힌다"며 "기존 의료의 영역을 과학적인 사고와 의료 현장에서의 이해를 바탕으로 넓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강 대표는 "준비된 의사들이 의학자로서 (바이오·헬스케어) 업계로 와서 우리와 함께 더 많이 일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강 대표에 앞서 '대한민국 의사 :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합류한 의사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발표했다. 배 대표는 "'나는 의사가 아니라 회사원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자신이 의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의사로 돌아갈 길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절실함이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기업에 합류한 의사들이 맡는 업무 중 하나인 임상시험 업무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소아과 의사 출신인 김은경 에이비엘바이오 임상의학개발본부장은 암을 타깃으로 하는 신약개발 바이오 기업의 임상 업무에 합류하게 된 계기와 의사의 임상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소아암 환자를 고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소아과에서 소아암을 전공해 학위를 취득했다"면서 "'암 환자를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라는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이곳으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수로 거치는 임상시험의 모든 과정에서 의사가 필수적이라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임상시험은 정보를 만들어서 판단해가는 신약개발의 핵심 과정"이라며 "환자에게 주는 이로움과 부득이하게 야기되는 위험성이라는 두 가지 정보의 카테고리를 의사들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과학의 결과로 만들어진 신약 후보 물질을 어떻게 하면 의학이라는 의사들이 환자를 보는 필드로 끌어올지에 대한 업무를 한다"며 "(임상의) 어느 방향으로든 굉장히 해야 할 일이 많고, 이런 일을 하는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은 임상 의학과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융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부분 의사가 임상 진료에만 집중하고 의사 인력 수급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임상 의사들의 다양한 경력 기회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임상 의사들이 경력 기회를 통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과 의료계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방안에 대한 토론도 진행됐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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