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이자 낼 돈이 없어요” 카드론 연체·돌려막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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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다.
14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 은행의 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9%로 나타났다.
은행 카드 대출금을 연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은행 카드 대출금 연체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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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카드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苦) 상황이 길어지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취약 차주’가 흔들리고 있다.
14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일반 은행의 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2.9%로 나타났다. 카드 사업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은행에서 대출금 상환이 하루 이상 밀린 고객 비율을 집계한 수치다. 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달 2%였는데 1년 만에 0.9% 포인트 급등했다. 지난 5월 2.7%에서 6월 2.5%로 소폭 하락했다가 7·8월 연속 상승해 2015년 8월(3.1%) 이후 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주택담보대출 등 일반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0.4%를 기록해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 카드 대출금을 연체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은행 카드 대출은 급전이 필요할 때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가계대출보다 소액이다. 이마저도 제때 갚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최근 경제 위축으로 취약 차주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 카드 대출 이용자는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일 가능성이 커 더 위험하다.
은행 카드 대출금 연체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카드 대출금을 임시로 돌려막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 7대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3710억원으로 1년 전(9500억원)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자는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 연체자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대환대출을 받으면 만기는 연장되지만 신용 점수가 하락하거나 금리가 오른다”면서 “이런 불리함을 감수하고도 카드론 대환대출을 받았다는 것은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입증하듯 최근 카드업계 연체율은 상승세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카드사 5곳(삼성·신한·우리·하나·KB국민)의 평균 연체율은 1.34%로 산출됐다. 전년 동기(0.81%)보다 0.53% 포인트, 전 분기(1.27%) 대비 0.07% 포인트 상승했다.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린 카드업계는 저신용자에게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지난 9월 말 7대 카드사 중 신용 점수 500점 이하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준 곳은 아무 데도 없다. 그동안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KB국민카드는 신용 501~500점 구간 회원에게 카드론을 내줬는데 최근 들어 문턱을 높인 것이다. 이미 법정 최고 금리(19.9%) 턱밑까지 오른 신용 501~600점 회원 대상 카드론 금리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 당국은 취약 차주의 대출금 연체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취약 차주 연체율이 전체 차주 대비 더 빠르게 상승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정적인 소득 충격이 발생하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부실해질 위험이 있다. 이 경우 민간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김준희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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