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식 교수 "독과점 문제, 국책銀 지역본부 독립으로 해결 가능" [플러스초대석]
"고용창출과 지역 활성화로 독과점 해소 효과"
[한국경제TV 장슬기 기자]
<앵커>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이어가보겠습니다. 원대식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앞서 리포트에서 지적한대로 은행에 대한 정부 정책에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독과점 해소'로 좁혀지는데, 실제 그간 금융시장에 메기를 넣는다고 인터넷은행들을 인가해주기도 했지만 뚜렷한 효과는 없어보입니다. 독과점 해소를 위한 다른 해결책은 없을까요?
<원대식 교수> 1997년대비 우리나라 GDP는 세배나 늘었는데 은행은 퇴출 및 합병으로 3분의 1이 줄었습니다. 이제 와서 독과점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은행을 쉽게 인가해 줄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게 설립된 은행에서 경영이나 부실 대출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 경제에 도움은커녕 더 큰 어려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제없이 은행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각 지역에 있는 국책은행의 지역본부를 독립은행으로 만들어 지역 국책은행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 있습니다.
<앵커> 국책은행을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해주셨는데, 세부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원대식 교수> 현행 국책은행 체계를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하면 가능한데, 서울 본점을 지주회사로 만들고, 각 지역본부를 지주회사 밑에 독립된 법인의 자회사 형태로 만들면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지역 국책은행은, 이미 설립된 은행의 지역본부를 자회사 형태로 분사하는 것이기에 자본금 출자나 IT 투자, 경영상의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습니다. 지역국책은행은 신용도가 국가신용도와 같다고 볼 수 있기에 자금조달 측면에서도 다른 은행에 비해 유리합니다. 인터넷은행 등과는 달리 경쟁력이 갖춰진 터라, 소위 말하는 메기역할이 가능합니다.
분사돼 만들어진 은행의 리스크관리나 IT 투자 문제는 지주회사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면 됩니다. 지주회사 차원의 리스크관리나 IT투자를 통해 내부통제나 대출심사 등의 장치를 만들면, 부실대출이나 전산 투자에 대한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습니다.
<앵커> 지역본부를 독립시키는 것이 지역균형발전, 나아가 은행 경쟁체제에 효과를 줄 수 있습니까?
<원대식 교수> 단순히 생각하면, 국책은행 지역본부를 독립시키는게 어떤 효과가 있나 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지역본부와 독립된 지역 국책은행은 의사결정과정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단순 지역본부의 경우 본부장이 할 수 있는 게 매우 한정적입니다.
지역에 본점을 둔 지역 국책은행은 독립된 이사회에서 지역 상황과 지역경제에 맞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해당지역의 특수한 경제상황을 반영해 대출이나 투자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독일의 경우 2차대전 이후 독일의 경제회생을 위해 만들어진 부흥은행(KfW)은 연방정부가 80%, 주정부가 20%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은행은 지자체 대표 및 직능별 대표가 감독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게 특징인데, 중소기업금융, 지역개발 및 개인금융, 중소금융기관 지원 등을 주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국책은행에서는 직원 채용도 해당 지역 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중심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건 지역본부장 정도로는 절대 할 수 없지만 지역본부 독립화를 통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독과점이란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역국책은행 설립으로 은행숫자를 늘려 독과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2018년기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중소기업은행 지역본부와 부산 경남은행의 여신취급 규모에 따른 고용인원을 분석해봤습니다. 중소기업은행 부울경 지역본부의 여신규모는 부산은행의 58.2%, 경남은행의 82.7%였습니다.
그런데 고용은 부산은행의 27.0%, 경남은행의 34.5%로, 지역에 본점을 둔 부산 경남은행에 비해 1/3에서 1/4 정도였습니다. 지역에 본점을 둔 독립된 은행은 지역본부와는 달라서, 해당은행 특성에 맞는 경영관리부서 및 영업점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에 따라 양질의 지역 국책은행 일자리가 만들어져, 지역소재 대학이나 지역출신 인재들에 대한 고용도 증가하게 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네 교수님, 잘 들었습니다.
장슬기 기자 jsk9831@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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