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빅4' 지형 바뀌나…메리츠 3Q에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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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그간 굳어졌던 '빅4'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금감원은 손보사들이 새 회계기준 IFRS17을 도입하면서 실손의료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느슨하게 가정하며 실적을 부풀렸다고 판단, 보다 엄격한 적용 지침을 만들고 3분기 실적부터 반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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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M규모도 3위 올라…'빅5'로 재편 반응도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자 그간 굳어졌던 '빅4'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 회계기준 IFRS17 도입하면서 실적 부풀리기를 막는 당국의 지침이 나오면서 순위가 급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리츠화재가 약진하면서 기존 대형사 4곳의 순이익을 앞질렀다. '빅5', 나아가 '빅3' 형태로 바뀔 수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3분기 국내 손해보험사 중 순이익 1위를 기록했다. 별도 기준 4963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4.3%,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한 규모다.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4295억원)를 포함해 DB손해보험(3699억원), 현대해상(2894억원), KB손해보험(1551억원) 등 일명 '빅4'로 불리는 대형사 4곳의 순이익을 모두 앞지른 것이다.
순이익 성장세도 준수했다. 매리츠화재의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14.3% 늘었다. 삼성화재(-28.8%), DB손보(-18.8%), KB손보(-42.9%)를 모두 앞질렀다.
이로써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빅4' 구도를 깨기 충분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올해 3분기까지 1조335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삼성화재(1조6433억원)에 이어 2위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한 DB손보(1조2624억원)도 앞섰고 현대해상(7864억원), KB손보(6803억원)의 2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다.
새 회계기준 IFRS17에 도입된 새 수익성 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 기준으로도 상위권에 올랐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발생할 이익을 매년 상각해 인식하는 개념으로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지표다. 3분기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CSM은 10조6786억원으로 삼성화재(13조2593억원), DB손보(12조6349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KB손보(9조1840억원), 현대해상(8조8671억원)보다 빠르게 10조원 벽을 넘어섰다.
상반기와는 달라진 구도가 나타난 배경으로는 금감원의 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영향이 꼽힌다. 앞서 금감원은 손보사들이 새 회계기준 IFRS17을 도입하면서 실손의료보험 손해율과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느슨하게 가정하며 실적을 부풀렸다고 판단, 보다 엄격한 적용 지침을 만들고 3분기 실적부터 반영하도록 했다. 메리츠화재는 업계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관련 가정을 적용한 업체로 꼽힌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메리츠화재는 1분기 예상치와 실제치의 차이, 해약환급준비금 규모를 보면 이미 보수적인 가정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돼 회계처리 방법에 따른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 측도 "과열된 영업경쟁에 무리하게 동참하지 않으면서 우량계약 중심의 질적 성장과 보수적인 자산운용에 매진하는 등 기본에 충실한 결과"라고 호실적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상승세에 업계에서는 실적 기준 빅4 구도가 깨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성장세에 다들 깜짝 놀라는 분위기"라며 "향후 순이익 추이를 봐야겠지만 이 정도로 벌어지면 앞으로는 빅5나 나아가 생명보험업계처럼 '빅3'로 따로 불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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