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키워드는 ‘킬러문항’ ‘의대 n수생’…난이도 조절 시험대에

이도경 2023. 11. 1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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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난도 문제를 뜻하는 '킬러문항'을 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시험대에 오른다.

킬러문항 없이 적정 변별력을 유지하면서 과목별 난이도 편차를 최소화해야 수험생 혼란이 적다.

수험생 학력을 측정해 이를 토대로 문항을 잘 내야 무탈한 수능이 되는 것이다.

상위권 수험생을 애먹이는 고난도 문항을 내더라도 EBS 수능 교재를 활용해 논란을 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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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난도 문제를 뜻하는 ‘킬러문항’을 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시험대에 오른다. 킬러문항 없이 적정 변별력을 유지하면서 과목별 난이도 편차를 최소화해야 수험생 혼란이 적다. ‘수능 리허설’로 불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9월 모의평가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모의평가와 수능은 격이 다른 시험이다. 특히 역대 최다 n수생이 응시하면서 의대를 지망하는 n수생들이 적정 난도 달성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난이도 조절은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의 영역’으로 불릴 만큼 까다롭다. 단순히 어렵고 쉬운 문항을 이리저리 조합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험생의 학력 수준과 특성이 매년 다르기 때문이다. 평가원이 수능 출제를 앞두고 당해 고3의 학력 수준을 측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평가원은 직접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주관하고 시·도교육청 학력평가 결과를 분석한다. 수험생 학력을 측정해 이를 토대로 문항을 잘 내야 무탈한 수능이 되는 것이다.

올해는 킬러문항 배제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6월 모의평가 이후 나왔기 때문에 평가원과 수험생 모두 실질적인 테스트 기회는 9월 모의평가 한 번뿐이었다. 9월 모의평가는 교육부 내부는 물론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딱히 킬러문항으로 지목할 문항은 없었고, 난이도 역시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 특히 ‘문과 침공’ 현상을 심화시킨 국어와 수학의 점수 격차를 줄였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은 134점, 수학은 145점이었는데, 지난 9월 모의평가는 국어 142점, 수학 144점으로 격차가 대폭 줄었다.

입시 전문가들은 9월 모의평가에서 킬러문항 없이도 적정 난도를 구현한 비결로 킬러문항보다 조금 쉬운 준킬러문항을 늘리고 지문은 쉽게, 선지는 까다롭게 구성하는 전략이 통했다고 본다. 상위권 수험생을 애먹이는 고난도 문항을 내더라도 EBS 수능 교재를 활용해 논란을 피했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평가원의 전략이 9월 모의평가에서 노출됐다는 점이다. 9월 모의평가 땐 수험생들이 ‘킬러 없는 수능’이 뭔지 모르고 시험장에 갔지만, 수능은 다르다. 사교육 업계에선 9월 모의평가 직후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고 상품화했다. 만약 상위권 수험생들이 평가원의 전략에 잘 대비한 상황에서 평가원이 9월 모의평가의 난도와 출제 전략을 되풀이할 경우 자칫 상위권 변별력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평가원도 이를 모르지 않기 때문에 난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 과하면 반대로 ‘불수능’이 될 수 있다.

n수생은 이런 판단을 한층 어렵게 한다. 올해 n수생은 수능 원서 접수자 기준 31.7%로 역대 최대 비율이다. 의대 열풍과 킬러문항 배제 지침 등이 n수생 증가 요인으로 풀이된다. 평가원으로선 고3과 달리 n수생의 학력 수준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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